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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성대모사의 달인' 남보원 폐렴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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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원맨쇼, 성대모사의 달인'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본명 김덕용)이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남보원이 이날 오후 3시 40분께 타계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남보원은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였으며, 이후 회복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는 등 치료와 퇴원을 번복하다가 결국 폐렴으로 숨졌다. 그는 1년 넘게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조금 좋아질 때면 계속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해왔다고 한다.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생인 고인은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로 입상하며 코미디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극장부터 안방극장까지 무대를 가리지 않고 한국 코미디계 대표 주자로 활동하며 오랜 전성기를 누렸다.

어떤 사람, 사물이든 한 번 들으면 그 소리를 그대로 복사해내는 성대모사 능력과 구수한 평안도 사투리를 바탕으로 한 원맨쇼가 그의 주특기였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직접 체험했을 폭격기 폭격음 묘사,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모사 등은 그의 전매특허이기도 했다.

이러한 매력으로 2010년 7월 먼저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백남봉과 '쌍두마차'로 불리기도 했다. 백남봉 역시 구수한 입담과 취객 연기, 성대모사 등으로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리며 남보원과 40년 가까이 때로는 라이벌로, 때로는 콤비로 인기를 끌었다.

백남봉 타계 당시 남보원은 사흘간 빈소에 찾아 "나보다 어린놈이 먼저 가다니 말이 안 된다. 하늘에서 다시 만나 '투맨쇼'를 하자"고 비통해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1996),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2007),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 부문(2015),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2016)을 받았다.

빈소는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마련됐으며 오는 23일 오전 11시엔 영결식이 치러진다. 발인은 낮 12시, 장지는 남한산성 가족묘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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