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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인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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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Fact check·검증)가 대세다. 학계·언론 매체들이 사실·진의 여부를 가려내느라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엉뚱한 정보, 루머, 뜬소문이 기승을 부리는 탓이다. 이른바 유언비어(流言蜚語), 상대를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하려는 속셈이 판을 치는 까닭이다. ▼'선화공주주은(善化公主主隱)/ 타 밀지 가량 치고(他 密只 嫁良 置古)/ 서동방을(薯童房乙)/ 야의 묘을 포견 거여(夜矣 卯乙 抱遣 去如)'. 신라 진평왕대에 유행했던 '서동요(薯童謠)'다.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사귀어(통정하여 두고) 서동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고 해석한다. 아이들이 이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은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 서동이 소문을 퍼트린 계책이었다고 전한다. 저의가 상대적인 사례가 있으니 1923년 일본 관동대진 직후 조선인 대학살을 불러일으킨 초래한 괴소문이다. “조선인들이 방화를 한다”로 촉발된 헛소문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 수백명이 집단으로 일본인 공격에 나섰다”고 확대된 것이 비극의 빌미로 작용했다. ▼코로나19가 확산,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가 넘쳐나 더 곤혹스럽게 한다.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다. 허튼 정보에서 기인, 경악하게 하는 단적 사례가 나타났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교회 측이 예배 과정에서 신도들의 입과 손에 소금물을 뿌린 게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매개가 됐다는 보도다. ▼'괴질이 돌면 괴담이 생긴다'는 속설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하여 '참'과 '거짓'을 분별해내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충고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팬데믹보다 무서운 인포데믹… 불안·혼란 키우는 가짜뉴스'라는 문구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헛소문, 괜한 소리에 속는 속물들이니 그야말로 무지몽매다. 낭설자자(說藉藉)한 세태이니 늘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듯 세이(洗耳·귀를 씻다)도 거듭할 일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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