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강원포럼]고부가가치 산업 '어촌'에 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이채성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자문위원 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

5월31일은 '바다의 날'이었다. 흔히들 바다는 '미래자원의 보고(寶庫)'이며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들 말한다. 우리나라 역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환경에서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수많은 혜택을 일찍이 깨달아 왔기에 바다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인류의 번성을 이루고자 노력해 왔다. 최근 남북 평화 및 교류협력 분위기에 따라 우리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선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바다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그 가능성에 대해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명태, 오징어, 연어, 도루묵, 까나리(양미리), 뚝지, 북방대합, 코끼리조개, 참가리비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다양한 수산물이 우리가 어렸을 때는 풍부했으나 최근에는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바다 생태계가 많이 변해 동해안의 수산생물 서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외에도 어업인들의 어획 강도 증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으로 수산자원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동해안 바다가 예전과 같은 황금어장으로서 어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양식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고부가가치 양식산업을 육성해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현재 참가리비와 멍게 등 수하식 양식은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연어 가두리 양식 등 고부가가치 양식기술 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인 실정이다. 이에 앞으로 우리 지역 양식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산업 육성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한 동해안은 관광지나 휴양지로서의 기능과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국민 여가시간 증대 및 해양관광 활성화, 바다래프팅, 요트 등 해양레저 시설 및 해양공원 조성 확대 등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현장 체험형의 머무는 관광으로 강원도의 해양관광 트렌드가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강릉 간 KTX 및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강원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지도 및 접근성이 개선돼 동해안을 찾는 관광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동해안 어업과 관광을 연계한 환경친화적 테마 관광어촌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어업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어장, 지역 특성을 살린 전통문화 축제와 함께하는 어촌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하다.

요즘 어촌에서는 어획 부진으로 경제사정이 좋지 못해 많은 도민이 어촌을 떠나고 있다. 이에 앞으로 강원도 발전을 위해 우리의 어촌을 '잘사는 어촌', '살고 싶은 어촌', '오고 싶은 어촌'으로 만들어 우리 어촌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도시 젊은이들이 바다에 대한 야심찬 꿈을 키우고, 은퇴자들이 자신들의 전문적인 노하우를 접목시켜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도록 귀어·귀촌 정책을 새로운 차원에서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바다는 수많은 생명이 살며 무궁무진한 고부가가치 자원이 잠재하는 곳으로 21세기에 우리가 정복해야 할 마지막 미개발 터전이다. 바다를 잘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