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영화로 들여다본 포스트 분단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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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하 강원대교수 비평서 '봉인된 시간'

버닝·밀양 등 4편의 작품 다뤘으나 비평·해설 안담겨 눈길

신 교수 "시대정신 인해 영화 속 인물 비극적 황홀 주인공 돼"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철하 강원대 교수가 비평서 '봉인된 시간'을 펴냈다. '이창동, 혹은 반시대적 고찰'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영화감독 이창동에 대한 책이 한 권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창동 영화에 관한 비평이나 해설이 담기지는 않았다.

저자는 이 책이 '버닝' , '시', '밀양', '박하사탕' 등 이창동의 영화를 다루고 있지만 오롯이 영화를 위한 책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지향점은 한국의 포스트 분단체제에 대한 현재적 응시라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저자는 4편의 이창동 영화와 1편의 이창동 영화에 대한 미적 재구성을 통해 그의 영화를 관통하는 비밀의 키를 '암전'과 '분단체제'로 압축했다. 버닝에서 보여준 2개의 암전 그리고 박하사탕에서 구사한 7개의 암전은 영화를 시나 소설로 환원하려는 강력한 욕망에 이창동이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이창동 영화의 모든 영화적 방법과 표현은 '포스트 분단체제'에 대한 응시로 수렴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대정신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은 '비극적 황홀'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죽어가고 있거나 방치된 그의 '쁠랑(들)'에 다른 생명의 표찰을 달아주고 싶은 사소한 욕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소명출판 刊. 192쪽. 1만1,000원.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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