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우울하다 못해 분노 폭발 '코로나 레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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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상담 이달에만 2천여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생긴 우울감)'를 넘어 '코로나 레드(우울이나 불안 등의 감정이 분노로 폭발)'를 겪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전화·대면 상담은 지난해 11월 1,061건으로 처음 1,000건을 넘어선 이후 12월(2,806건) 2배 이상 증가하며 2,000건을 넘겼다. 이달 들어서만 2,157건의 심리상담이 이뤄졌다. 원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의 지난해 상담건수도 전년보다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취업준비생 김모(여·26·원주)씨는 “1년째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최근에는 왜 하필 내가 취업하려는 시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나 싶어 화가 난다”며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기복을 토로했다.

병원진료와 식료품 구매 외에는 자택대기를 해야 하는 군인들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도내 모 부대의 한 장교는 “다른 공무원들은 휴가도 쓰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데 군인들은 휴가도 쓰지 못하고 외식조차 못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근 홍천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도 나온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28·춘천)씨는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돼야 자영업자들도 살아날 수 있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우리들은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상규 한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레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악화시키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로 인해 스스로를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하루에 30분이라도 코로나19를 잊을 수 있도록 간단한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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