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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3D·3K 직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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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한국인 종업원을 보기 어렵게 된 지는 퍽 오래됐다. 모텔 청소, 간병인, 지역 공장들은 우즈베키스탄인, 중국 조선족 , 베트남 인 등 외국인들이 장악하다시피 했다. 국도변에서 피부색 다른 청년들이 도로 보수공사를 하거나 밭일을 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이삿짐 업계엔 몽골인이 많다고 한다. “유목 민족이어서 이사 업계에 최적”이라는 농담도 있다. 실은 한국인 같은 외모 덕분에 집 안에 드나들며 일할 때 집주인도 거부감이 덜하고 체력도 좋아 인기라고 한다. 지난 세기 한국에서 만나는 외국인은 주로 서양에서 온 백인·흑인, 혹은 중국 조선족과 일본인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노동시장을 찾아 한국에 온다. ▼1990년대 초반 한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3D'와 ‘3K'라는 말이 유행했다. 3D는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일을, 3K는 일본어로 위험(기켄)하고 고되고(기쓰이) 불결한(기타나이) 일을 말했다.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3D·3K 직종을 기피하자 대안은 외국인 노동자였다. 중소기업 인력난이 심해지고 불법 외국인 노동자가 늘자 정부는 1994년 6월 인력시장을 공식 개방해 네팔인 산업기술연수생 30명이 처음 입국했다. ▼현재 취업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불법 체류자로 추산되는 30만여명을 더하면 약 130만명이 대부분 몸을 쓰는 전국 일터에서 일한다.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 중국어로 된 작업자 안전수칙 안내판이 세워진 지 오래다. ▼양구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필리핀, 태국 등 기존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무산되자 올 5월부터 3차례에 걸쳐 우즈베키스탄에서 계절근로자 193명을 배치받았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입국 근로자의 38%인 73명이 이탈했다. 수입이 많은 다른곳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양구군 사례를 보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하나를 또 실감한다. 앞으로 3D·3K 직종에서 우리가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권혁순논설주간·hsgw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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