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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자고 나면 오르는 기름값, 서민 고통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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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오르는 기름값에 서민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강원도 내 휘발유 가격은 7년 만에 평균 1,700원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7일 기준 강원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23.28원으로 2014년 12월 이후 7년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한 달 전(1,651.18원)보다 72.1원,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며 유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11월(1,330.01원)과 비교하면 393.27원 인상됐다. 난방용으로 주로 쓰이는 등유 가격도 급등세다. 16일 기준 오피넷에서 도내 실내 등유 가격은 ℓ당 평균 956.73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743.80원)보다 28.6%(212.93원) 뛴 가격으로 2018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등유 가격 역시 9월까지 1원 이하 상승 폭을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1주 차 4.58원, 2주 차 16.76원 오르는 등 폭등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위드 코로나'를 기름값 파동으로 맞게 될 판이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유류비·난방비 부담에 그치지 않고 제조·유통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전체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휘발유 값과 경유 값 인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당연히 자동차를 생계 수단으로 하는 서민이다. 소형 트럭 운송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진 마당에 연료비 부담마저 크게 늘어 고통받을 것이다. 대형 카고트럭과 덤프트럭, 대형 중장비 사업자들은 아예 망연자실할 지경이다. 사실상 모든 택시가 사용하는 수송용 LPG 값도 오르고 있으니 앉아서 수입이 줄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류세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기름값 인상은 그만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을 반영하면 우리나라의 체감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파가 시작되고 있는 올겨울이 어느 해보다 추워지면 실제로 느끼는 기름값 상승의 고통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기름값 상승에 따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뒷북 대응에 나서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급증으로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서민이 겪고 있는 고물가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동시다발적인 위기가 일시에 닥쳐올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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