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시 쓰는 반장님'의 시에 대한 사랑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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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출신 조성림 여덟 번째 시집 ‘멧새가 와서 사랑처럼 울었다'

“소금꽃처럼 짜고 눈부시다.”

춘천 출신인 조성림 시인을 두고 시인인 최돈선 춘천문화재단 이사장이 하는 말이다.

조 시인을 ‘시 쓰는 반장님'이라 부르는 최 이사장은 “시인을 만나면 누구나 아름다워진다. 바람 같은 미소와 잔잔한 말씨를 어느 곁엔가 닮게 된다. 손가락 끝으로 그의 시를 훑어 내리면 드르릉 소리가 나듯 아름답다”고 얘기한다.

누구보다 시를 사랑하고 시를 바라보는 눈길이 고운 조성림 시인이 여덞 번째 시집 ‘멧새가 와서 사랑처럼 울었다'를 상재했다.

몇 해 전 교직을 마치고 춘천 교외에 소박한 글방을 마련하고 시 쓰기에 전념하고 있는 시인의 시(詩)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

“꽃들이 사람을 부르니/ 더욱 귀한 자리 아닌가// 사람도 꽃잎처럼/ 잠시라도/ 술잔에 꽃잎 띄워/ 한 수씩 읊고 갔으니…”(시 ‘매화 시회' 中)

매화가 핀 산방에 시인과 화가를 초대해 술잔을 기울이고 시를 얘기하며 아름답게 취한다. 또 자신을 꽃잎처럼 술잔에 띄워 친구에게 권하는 모습에서 늘 넉넉하게 사람을 모시고 시를 모실 줄 아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40년간 수학 교사로 학생 가르치는 일에 매진해 온 조 시인이 이제는 남은 인생을 오롯이 시를 모시고자 한단다. 그는 발길이 닿는 모든 곳, 눈길이 닿는 모든 것을 시로 모실 작정이다. 그 너머 아예 시를 살아낼 각오를 전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내놓은 시집은 시인의 자기 다짐이다. 달아실 刊. 136쪽. 1만원.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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