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샅' 낮잡아 부른 말 `사타구니'<1058>

고샅·고간·샅고랑으로도 불려

피하조직 덜 발달 혈관찾기 유리

사타구니는 '샅' 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고샅', '고간(股間)', '샅고랑'으로도 부른다. 하여 서혜(鼠蹊) 임파선(淋巴腺)은 순우리말로 '샅고랑 림프샘', '서혜 탈장'은 샅고랑 탈장으로 쓴다.

아무튼 사타구니는 두 넓적다리(대퇴부·大腿部)와 배(복부·腹部)사이의 틈새를 말하고, 시골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이르는 '고샅' 또는 '고샅길'에도 비슷한 뜻이 들었다 하겠다. '손으로 샅 막듯'이라거나 '손샅(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으로 밑 가리기'란 애써 숨기려 하나 제대로 숨기지 못함을, '똬리로 샅 가린다'란 가린다고 가렸으나 가장 요긴한 데를 가리지 못했음을 이르는 말이다. 부언하면 남녀의 생식기 언저리에 있는, 거웃(음모·陰毛)이 난 불룩한 불두덩(음부·陰阜)과 허벅다리 안쪽사이의 틈새가 사타구니다.

'사타구니를 긁다'란 알랑거리며 남에게 아첨함을, '사타구니에 방울 소리가 나도록'이란 아주 다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진날 개 사타구니'란 땅이 질척거릴 정도로 비나 눈이 오는 진날에 진흙탕에 나뒹굴어 범벅이 된 개의 사타구니처럼 몹시 더러운 모양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사타구니는 피하조직이 발달하지 않아 굵은 혈관을 찾기 쉬운 곳이다. 사타구니정맥에서 체액이나 소변 등을 뽑아내거나 거기에 카테터(Catheter·2~3㎜ 정도의 가는 관)를 찔러 약을 부어 넣기(주입·注入)도 한다.

또 심장의 관상동맥(冠狀動脈)이 막혀 생기는 협심증(狹心症)의 경우에도 사타구니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다. 매우 좁아지고, 막힌 관상동맥 안을 풍선을 부풀려 뚫는데 풍선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땐 쇠 그물인 스텐트(Stent)를 집어넣어 피를 통하게 해준다. 재언하지만 서혜부는 일반적으로는 넓적다리(대퇴부·大腿部)와 배(복부·腹部) 사이에 우묵 들어간 부위를 말하고, 거기에는 특히 면역에 관여하는 림프샘(Lymph node)이 10~12개 정도 있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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