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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원대 교수 채용 유력한 학과 명예교수 아들, 특정 학회지에 논문 대거 게재..교수들이 스펙쌓기도 도왔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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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심사 참여 학과 교수들과 명예교수·임용 앞둔 아들, 같은 학회 활동 해당교수 "나중에 통화하자 학교측에 알아봐라”…다른 교수는 의혹 부인

속보=강원대가 모 학과의 전임교수를 선발하면서 ‘맞춤형 채용기준'을 적용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과 명예교수의 아들을 임용할 예정(본보 지난 5·6·7일자 5면 보도)인 가운데, 이번에는 임용 심사에 참여했던 학과 교수들이 명예교수와 같은 학회에 소속돼 있으면서 명예교수 아들의 논문을 학회지에 대거 게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논문들은 강원대 전임교수 채용공고 직전 2년 사이에 무더기로 실려 결국 스펙쌓기를 도와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해당 학회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명예교수 A씨는 회장을 거쳐 현재 학회 자문위원으로 있고 A씨와 같은 학과의 교수 3명은 학회 회장과 사무총장, 이사를 각각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학과 전임교수 임용이 유력한 명예교수 A씨의 아들 B씨도 학회 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B씨가 발표한 논문들 중 상당수가 이 학회 학회지에 실렸다는 점이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검색결과 명예교수의 아들 B씨는 2017년부터 5년여간 발표한 14편의 논문 중 8편을 아버지와 해당 학과 교수가 심사한 이 학회 학술논문지에 실었다.

더욱이 강원대에서 전임교수를 채용하기 직전인 2020년과 2021년 2년 새 10편의 논문 가운데 5편이 이 학술논문지에 게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B씨의 아버지인 명예교수 A씨와 해당 학과 교수이면서 학회 회장인 C교수는 학회 학술논문지의 편집위원회에 이름이 올라 있는 상태다.

아들 B씨가 이번 교수 지원을 앞두고 필요한 연구실적을 쌓는데 아버지와 채용 학과 교수가 지원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학회에 소속된 교수 3명은 모두 이번 전임교수 채용에 심사위원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 회장으로 있는 C교수는 본지 기자가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했으나 “지금은 답변할 수 없으니 나중에 통화하자. 학교측에 알아봐라”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역시 이 학회 이사로 있는 D교수는 “해당 학회에 속해있는 교수와 강사가 많고 예전부터 회원들이 채용에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6월 국공립대 교수 채용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블라인드 채용, 지원자와 특수관계인 심사위원의 제척, 외부 심사위원 별도 관리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강원대는 이번 채용에서 심사위원이 지원자를 구별할 수 있도록 했고 외부심사위원 일부는 학과 추천으로 정해졌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 차원의 지침이 만들어지는 중이고 대학 자체에서 지원자 인적사항 제공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정윤호·권순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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