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황금알 낳는 거위서 미운 오리새끼로” 골프장 지방세 80억원 체납

59곳 중 10곳 경영난 제 때 못내

도 전체 체납액의 7.7% 해당

무분별하게 인허가 내준 대가

도내 골프장의 지방세 체납액이 80억원에 달해 도 재정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 전체 체납액(1,034억원)의 7.7%에 해당한다. 세수 확충과 고용 창출만을 앞세워 지역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인허가를 해 준 대가라는 분석이다. 골프장 신설은 열악한 도와 시·군 재정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으나 수년 전부터 우후죽순 늘면서 이제는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도에 따르면 도내 골프장 59개 중 30일 현재 재산세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는 곳은 10곳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의 고액 체납 골프장은 4곳이다. 가장 많은 40억원의 체납액이 있는 A골프장은 현재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다. B골프장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C와 D골프장은 영업적자로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체납이 처음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정부가 골프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자체가 세수 증대 등을 이유로 골프장 사업을 적극 권장하던 시기다. 도내는 물론 전국 곳곳에서 조성 붐이 일었다. 도내의 경우 2008년 34곳에서 올해 59곳으로 증가했다. 불과 7년 사이에 73%가 늘었다. 현재 건설 진행 중인 골프장만 9곳에 달해 앞으로 골프장들의 생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영난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골프장이 생겨나고,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반환 요구에 시달리는 곳도 있다. 토지 강제수용, 공사 중 부도, 환경 훼손, 주민 간 갈등과 반목 등 또 다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도는 지방세 체납 골프장을 대상으로 재산압류 조치 등을 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영업 부진이 주 이유여서 해법 또한 마땅치 않다. 도 관계자는 “골프장 증가에 따른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골프장 소유 재산의 공개매각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세금 추징에 나서 세수 증대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sunn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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