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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만 사나이들의 추억'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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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이후 65년 만에 해체되는 육군 제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식이 27일 열린 가운데 입영 장정들이 가족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박승선기자 lyano@kwnews.co.kr

창설 이후 65년만에 부대 해체

내달부터 각 사단 직접 입영

27일 오후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0명의 남자들 얼굴에도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내렸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남자들 앞에 2명의 초병이 지키는 위병소가 나타났다. 위병소 위로 '더 넓은 가슴으로 조국을'이라는 글이 남자들을 반겼다.

전국 유일의 입영부대인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육군 102보충대대의 마지막 입영식이 이날 열렸다. 102보충대대는 전쟁 중이던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훈련소로 창설된 이후 65년 만에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부대가 해체된다. 그동안 도내 1군사령부 예하부대로 입대하는 장병 260만명은 반드시 102보충대대에서 3박4일을 보내야 했다. 그만큼 입대 첫날의 두려움과 가족·연인과의 이별 등 수많은 사연과 추억이 저장된 공간이기도 하다. 송중기 원빈 송승헌 등 한류스타가 입소하는 날에는 전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 온 팬들이 102보충대대로 몰렸다.

이날 마지막으로 입소한 약 1,000명의 입영 장정은 대연병장에서 입영식을 마친 후 신체검사, 기본적인 제식 동작 교육 등을 받았다. 또 전투복을 포함해 20여개의 보급품을 지급받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무작위로 자신의 부대를 배치받으면 진짜 군인이 된다. 청주에서 온 입영장정 이영광씨는 “키워 주신 은혜에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육군 102보충대대 마지막 대대장인 이시환 중령은 “수많은 사나이의 추억이 함께한 우리 부대가 막상 해체한다고 하니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부대에 남아 있다가 다른 부대로 전입해야 하는 장병들이 낯선 환경에서 건강한 병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음 달부터는 도내 8개 시·군 지역에 있는 제1야전군 예하 각 사단별로 직접입영을 하게 된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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