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병원 문 열기도 전에 긴줄…2시간만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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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이상 어르신 독감백신 무료접종 첫날

사진=연합뉴스

어린이·청소년들까지 겹쳐

물량 부족 사태에 대혼란

이달 중 백신 소진 우려도

당국 “수급 안정화 방안 마련”

독감 예방접종 백신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9일 70세 이상 고령층 무료 접종이 시작되면서 강원도 내 병원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 춘천의 한 의료기관 앞에는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으며 접수 시작 2시간여 만에 하루 분량의 예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아직까지 예방접종을 마치지 못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진 데다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시작하자마자 병원을 찾으면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 백신 품귀현상으로 그동안 접종을 하지 못하다 이날 의료기관을 찾은 학부모 박모(47)씨는 “접종 가능한 의료기관을 계속 알아봤지만 백신 공급이 가능한 곳이 없었다”며 “매일 대여섯 곳의 의료기관을 헤맨 끝에 원격수업을 받는 아이를 이곳으로 데리고 나왔다”고 토로했다.

강릉 입암동 한 내과는 문을 열기 전부터 어르신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오전 9시30분께부터 10~20m 가량의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예진을 위해서는 의사 1명당 하루 100명밖에 접종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하루 100명분만 예약을 받고 있는데 오전 중 모두 완료됐다.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어르신들은 백신 부족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모(75)씨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백신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아침 일찍 찾아오게 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접종을 마쳐 다행”이라고 말했다.

19일 접종을 시작한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이달 중 백신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데다 국가필수예방접종 일정상 무료로 제공되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겹쳐 당분간 불안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백신 접종 물량이 지난해보다 500만개 이상 늘어나면서 독감 품귀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정 의료기관별로 확보한 백신 물량에 편차가 있어 일부 의료기관은 자체 보유량이 일찍 소진되는 등 예방접종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원활하게 백신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백신 조달 방식, 유통 방식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서화·김천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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