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지속 가능한 발전' 비전 선포한 춘천시]“지속 가능이란 사람·자연 공생…에너지 자립이 곧 시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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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춘천시장 인터뷰

무분별한 개발 자원고갈 야기

춘천 미세먼지·열섬 현상으로 고통

나무 1억 그루 심기 해야하는 이유

대중교통 활성화 쾌적한 도시 조성

우리의 자원으로 행복한 도시

춘천 수자원 그린뉴딜의 선두주자

유수의 지역대학 도시발전 원동력

코로나방역 성숙한 시민의식 기대

강원일보사와 춘천시는 춘천을 미래 세대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고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 춘천'을 주제로 공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민선 7기 핵심사업에 대한 발전전략 마련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 공감대 확산과 시민 인식변화에 앞장섰다. 이는 취임 이후 전 세계의 성장 중심 개발에 따라 심각한 자연 자원 고갈 사태 등을 경고한 이재수 시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 시장은 환경훼손이 이어지면서 환경변화를 초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노력해 왔다. 이 시장에게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정책 추진 방향과 시민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춘천시의 전략을 들어봤다.

■ 민선 7기 춘천시정의 핵심 정책인 지속가능이라는 개념은 일반시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습니다=“말 그대로입니다. '지속'은 계속된다, 이어진다와 같은 말입니다. 사실 '지속가능'이란 말이 나온 지는 50년 전 1968년 로마클럽, 국제적 공조가 시작된 건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 1992년 리우선언 등 30년이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시민사회운동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지속'이라는 말은 환경문제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경제성장 또는 경제발전과 개발은 동의어였고 개발은 필연적으로 환경파괴를 가져왔습니다. 환경파괴를 그대로 두면 인류의 삶은 지속될 수 없다는 위기 상황이 예견됐던 겁니다. 자연은 자기 복원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스프링을 예로 들겠습니다. 탄력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는 늘어났다가 복원력에 의해 원 상태로 돌아오지만 한계를 넘으면 원 상태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모르는 어느 순간, 지구와 자연 자체가 전혀 다르게 바뀌는 것이죠. 인간이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인류의 삶은 지속 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삶은 계속돼야 합니다. 농업인들의 지혜가 있는데요. 아무리 궁핍해도 내년에 심을 종자는 남겨 놓았습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지혜인 것이죠.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지속가능은 사람 중심에서 사람과 자연의 공생입니다. 우리 세대만 사는 게 아니라 미래세대도 살아가야 하니까요. 미래세대에 대한 현재 세대의 배려가 지속가능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전문가들은 전혀 다른 시대를 전망합니다. 지속가능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우리는 여전히 산업시대·개발시대에 대한 기억과 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 자치단체의 방향도 여전히 개발입니다. 단체장들은 '최대 규모', '최초'를 붙여 '빅 이벤트'를 만들고 실적으로 내세웁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시민의 삶이 행복해졌느냐는 것입니다. 춘천만 해도 공장이 없는 도시인데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여름이면 열섬 현상이 반복됩니다. 구봉산에서 보면 도시가 온통 회색입니다. 재개발·재건축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녹지가 사라지고 마을 공동체는 갈라졌습니다. 또 하나, 대규모 개발로 고도성장이 계속되고 있나요. 이미 우리나라는 한참 전에 저성장으로 돌아섰고 전국 대부분의 도시가 저출산·초고령화·기후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번에 전염병 위기가 추가된 것이죠. 자본경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위해 대규모 개발을 해야 하고, 대규모 개발은 환경파괴를 낳습니다. 환경파괴로 생물의 서식지가 줄어드니 인간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 겁니다. 코로나 사태도 이런 연결선상에서 일어났다고 봅니다. 민선 7기 춘천시는 지난 시대에 대한 반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시정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던 겁니다.”

■취지는 좋은데 아직 시민 공감대가 넓은 것도 아니고 현실적 문제로 반발도 있습니다=“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자연도 상황에 대한 한계가 있습니다. 한계상황이 오기 전에 바꾸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위기상황을 앞서 대처하지 않으면 바로 재앙으로 이어집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개발로 녹지가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이 매일 미세먼지에 시달립니다. 개발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1억 그루 나무 심기를 하는 이유입니다. 도심 건물 분포를 분석해 숲을 계획적으로 조성하면 바람길이 만들어져서 열섬현상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춘천은 공장이 없는데 미세먼지가 최악인 도시 중 하나입니다. 14만대를 넘은 자동차 매연이 큰 원인입니다. 자가용을 덜 이용하려면 대중교통이 편해야 합니다. 시내버스 1대와 승용차 30대에서 나오는 매연량이 같습니다. 시내버스 이용 활성화, 자전거 타기 안전한 환경, 걷고 싶은 길 만들기 등은 시장의 철학이 아니고 쾌적한 도시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기후 위기를 가져온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입니다. 가급적 빨리 태양열, 지열, 수열, 수소 같은 자연 또는 청정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에너지 자립도시를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또 지속가능이 미래세대만을 위한 정책이다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시민의 삶과 미래 세대를 행복으로 잇는 도시 운영 정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정 철학 중 '우리 안의 자원으로 행복한 도시'도 지속가능과 관계가 있나요=“지속가능한 도시는 한 도시의 자원과 시민의 역량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개발시대에는 외형·성과 중심에 매달리다 보니 정작 우리 도시의 장점 대신 대도시, 수도권을 따라하기에 바빴습니다. 눈을 내부로 돌려보면 춘천에는 산과 강이 있습니다. 산은 먹거리의 원천이면서 숲은 수많은 약리성분의 저장고입니다. 정부의 그린뉴딜 대표 사업으로 선정된 춘천의 강과 호수의 물은 청정에너지입니다. 상·하수 관리 등을 통해 물 관련 산업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춘천은 유수의 대학을 갖고 있는데 대학의 선진 기술과 젊은이들의 창의력은 도시발전의 동력입니다. 춘천에서 생산되는 안심·안전한 먹거리도 소중한 자원입니다. 또 문화예술 저변이 탄탄하고요. 생각에 따라 문화예술로 많은 일자리와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성장, 기후, 전염병 위기는 지구적 문제인데 춘천시 주도만으로 가능할까요=“코로나 상황은 우리 시대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대로 살 것이냐. 삶의 방식, 도시 운영을 근본적으로 대전환하지 않으면 위기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가별 이해 관계가 다르고 국내적으로는 거대 자본, 기득권의 집요한 개발성장론에 정부와 자치단체장들이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사실 환경문제는 정치문제가 됐던 거죠.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시정과 도시의 패러다임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현세대의 의무입니다. 그 전환의 출발은 기초자치단체가 돼야 합니다. 변화는 필요한데 행정 주도의 변화는 매우 어렵습니다. 시민들의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시민이 도시의 주인 의식을 갖고 일상에서 자기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누가 해주겠지, 행정이 알아서 하겠지가 아니라 시민들이 주변과 이웃, 도시의 문제를 제기하고 숙의해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위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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