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연탄 기부·배달 부진, `500원 인정'도 메말랐나

추위를 극복할 수 있는 온정이 절실하다. 올해 연탄은행 후원이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고 보면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다.

지역마다 사회단체, 직장, 동호회 등에서 연탄 기부, 지원, 후원금 모금, 배달 봉사를 벌이고 있다.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도내 9개 연탄은행협의회도 '사랑의 연탄 150만 장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기부 실적이 예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어 연탄은행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후원 물량이 적어 연탄은행들이 공장에서 외상으로 가져다 전달하는 실정이다. 연탄 배달 봉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연말까지 배달 자원봉사자들의 일정이 꽉 찼지만 올해는 드문 현상이라고 한다.

연탄 나누기는 단순히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돕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이다. 또한 연탄 배달을 통해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을 다잡게 된다.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 붐 조성은 물론이다. 단체·기업들의 사회공헌을 독려하는 선행이다. 비록 연탄 한 장이 500원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인간애, 사랑의 징표'로 전달하게 되면 거기에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뜻과 의미가 담기게 됨을 재인식해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세태여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무로 대두돼 있다. 더욱이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온기는 생존의 기본요소다. 그럼에도 연탄 기부·봉사 동참을 강조해야 하는 각박한 현실이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세월호 참사 여파로 사회 전반이 가라앉은 탓이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상부상조하며 살아온 우리의 전통적인 미덕마저 메마르면 안 된다.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는 시 구절이 성찰하게 하지 않는가. 연탄 후원·배달 참여를 당부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