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대형 홈쇼핑 `당일배송' 지역상권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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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제품 주문하면 당일 오후 8시전에 도착

대기업들 춘천·원주·강릉 서비스 지역 확대

의류·가전·식품 망라 도소매업·동네마트 타격

대형 홈쇼핑사들이 '당일 배송'이란 신무기를 들고 지역상권에 손을 뻗치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만 역외 소비 확대로 인한 지역상권 고사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수도권과 광역시에만 실시해 온 '당일 배송' 서비스를 춘천, 원주, 강릉을 포함한 전국 17개 시로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오전 6시부터 9시25분까지 진행되는 방송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8시 전에 해당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홈쇼핑사 도내 당일 배송은 2015년 CJ홈쇼핑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대기업 모두 경기도 군포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전용차량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의류, 리빙, 가전, 식품 등을 판매 중이어서 지역 도소매업의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터넷 쇼핑몰도 배송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로 도내에서 밤 10시까지 주문한 제품은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수도권 고객이 급증하고 있는 마켓컬리도 도내 고객이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

20~40대 고객들은 '장보기'도 집에서 끝내는 추세다. 주부 박모(38·춘천시 퇴계동)씨는 “자녀 기저귀부터 요구르트까지 모두 온라인 쇼핑몰로 매일 구매하고 있다”며 “배송 시간 단축 품목이 점점 많아져 굳이 장 보러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대형마트 등에 소비자를 빼앗기고 있는 지역의 전통시장과 소규모 동네마트들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강원지역 주민들의 3개 신용카드사(신한, KB국민, BC) 이용실적(2015년)을 분석한 결과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연간 소비유출액 2조3,000억원 중 1위 업종은 홈쇼핑, 인터넷 판매로 5,077억원에 달했다.

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홈쇼핑, 인터넷쇼핑은 지역에 매장이나 고용이 필요 없다는 측면에서 대형마트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라며 “규제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역 차원의 대응책 논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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