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현장]금강산전철 종착지 내금강역 일대

 -기적소리 끊긴 역 작은 배움터로 변해
 -60년대 내강소학교 설립… 북측 주민도 통일 후 연결 기대 복원 시 한반도 평화 상징

 일제시대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116.6㎞를 힘차게 달렸던 금강산 전철 종착역인 내금강역 일대에는 철마가 달린 흔적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6일 오전 금강산전철 조기 복원방안 마련을 위해 내금강 현지를 답사한 탐방단 일행 20여명은 내금강역터가 소규모 학교인 내강소학교로 변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정호조 철원군수와 배병인 철원군의회부의장 등 군의원, 통일문제연구협의회 학자들로 구성된 탐방단은 내금강을 향하는 버스 안에서 서쪽으로 200여m 떨어진 내강소학교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당초 북한 당국이 금강군 내금강리에 있는 내금강역터 방문을 허락하기로 한 약속을 당일 군부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불가하다고 통보한 탓이다.

 이날 탐방단을 안내한 북한 출신 금강산 해설사 백순희(여·45)씨는 금강군 내강리 내금강역터에 자리한 내강소학교는 학생이 40여명에 이르는 소규모학교로 지난 60년대에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일대 30여 가구 주민들도 과거 열차가 다녔던 종착역이었다는 사실을 구전을 통해 알고 있으나 통일 후 연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내강소학교에서 철길이 이어졌던 남쪽 구간 10㎞ 지점까지 철길로 이용된 것 같은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이날 내금강역이 남쪽으로 연결됐던 철로 자리에는 외딴마을인 내강리의 주민들이 1970년대 남한의 민북 전략촌과 비슷한 모양의 가옥의 지붕에다 한결같이 옥수수를 널고 있었고 내강리 마을에서 다시 남쪽으로 이어졌던 철로 구간 10㎞ 지점에는 200여 가구가 밀집된 내금강리 마을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행중 일부는 이 구간 전철복원사업이 착수될 경우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탐방단은 이날 내금강역터와 24.6㎞ 남쪽에 있던 단발령역 중간지점인 금강읍 지점 곳곳에서 수백m에 이르는 전철 노반(포장체의 일부로 표층과 노상 사이의 층) 여러 개를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탐방기간 정호조 군수는 내금강역터에서 북쪽으로 3㎞ 지점에 있는 장안사터를 찾은 후 소설가 정비석의 내금강을 그린 풍광인 '산정무한' 일부를 읊조리며 금강산전철 복원사업의 조기 실현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6월1일부터 열린 금강산의 속살 내금강 관광길을 전철을 타고 쉽게 갈 수는 없을까. 군사적 대치의 최전선인 이 구간에 전철이 다시 달린다면, 금강산 관광은 이제 단순히 남북교류를 넘어 DMZ 동서를 가로질러 달리는 한반도 평화의 한 상징이 될 것이다.

 이날 탐방을 마친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강산 전철 복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한마디로 함축해 말하고 싶다”며 “70여년 전인 일제시대에도 연결한 전철을 지금 연결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내금강=이정국기자 j kle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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