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남편 제사상에 올리려고…쇠고기 훔친 할머니

경찰, 딱한 사연에 인정 베풀어

남편의 제사 음식을 마련하려고 동네 마트에서 쇠고기를 훔친 70대 할머니가 마트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속초경찰에 따르면 절도피의자 A(73·속초시조양동)씨는 21일 낮 12시께 마을 슈퍼에서 3만원 상당의 한우 등심 등을 훔치다 주인에게 발각돼 경찰로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0년 전 지인에게 4,000만여원의 사기를 당한 뒤 남편과 빈곤하게 살다가 3년 전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자 지병을 앓으면서도 홀로 지내왔다. 더욱이 기초생활수급자에서도 제외돼 생활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22일 남편의 제삿날이 다가오자 이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슈퍼를 들렀다가 제사상에 고기라도 올려놓고 싶어 잘못된 선택을 했다.

이 같은 소식을 보고받은 김창수 속초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7시께 할머니 집을 찾아가 자비로 구입한 쇠고기와 생선, 정종 등을 전달하고 제사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속초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후 사정을 감안해 기소유예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용기자 kypark90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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