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지역실정 몰라 당연” vs “편한곳만 찾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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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출신 경찰서장 영서 군지역 집중배치 왜?

수부도시 춘천·사건 많은 원주

경험 풍부한 '강원경찰' 임명

치안수요 낮고 교통도 편리

쉬운일만 하다 떠나 비판도

치안수요가 적고 서울과 가까운 영서 '군'지역에 도 출신이 아닌 외지 출신 경찰서장이 집중적으로 임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일보가 2003년 이후 도내 17개 경찰서에 임명된 170명의 서장 프로필과 각 시·군의 5대 범죄 현황(2013년 기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영서지역 중 범죄 발생이 적은 군 단위 경찰서는 외지에서 온 총경이 주로 임명됐다.

■동해안 5명 중 4명 도 출신 서장

2003년 이후 도내에서 근무한 경찰서장 170명 가운데 도 출신은 65명, 외지 총경은 105명이었다.

외지에서 도내로 들어온 총경들은 대부분 범죄 발생이 적은 양구와 화천, 평창, 인제, 철원, 영월, 횡성 등에 서장으로 임명됐다. 실제로 양구의 경우 최근 10명의 경찰서장 중 9명이 타 지역에서 온 총경이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5대범죄는 98건으로 도내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또 91건으로 도내에서 치안수요가 가장 적은 곳인 화천은 10명 중 7명이 외지 총경이었다. 평창, 인제는 10명 중 8명, 철원, 영월, 횡성은 7명으로 영서지역의 외지 총경 임명비율이 높았다. 서장은 총경들이 원하는 희망순위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도경찰청 내부에서는 “서울과 가깝고 조용한 지역에서 2~3년간 쉬운 일만 하다 떠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003년 이후 동해안에 부임한 경찰서장 50명 중 외지 출신은 27명으로 비교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5명의 서장 중 4명이 도 출신이다.

■ 춘천, 원주는 내주지 않는다

반면 지역 실정을 모르는 외지 총경에게 주요 도시를 맡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춘천과 원주는 경험 많은 도 출신 총경만을 임명하고 있다.도내 5대범죄의 33%가 발생하는 원주는 지난 10년간 외지 총경은 단 2명만 임명됐다. 사건이 많은 만큼 2009년 이후 임명된 원주서장은 대부분 '수사과장' 출신이었다. 춘천은 수부도시의 특성상 상징성이 크다. 이곳 역시 2003년 이후 외지총경은 1명뿐이었고 관례적으로 도내 총경중 최고참이 임명됐다. 춘천은 원주보다 범죄 발생이 38%나 적지만 도청과 도 단위 기관 등이 몰려있어 집회관리 및 경비업무의 비중이 크다. 이로 인해 '정보과장'과 '경비교통과장'을 거친 인물들이 주로 임명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1990년대만 해도 동해안이 가장 인기 높은 근무지였으나 최근 교통이 편리해진 영서는 인사에서 수도권으로 분류될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며 “춘천, 원주, 강릉은 참모경력도 많아야 해 도내에서 오래 근무하지 않은 경우는 임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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