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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 상봉 엇갈린 희비 / “이 나이에 기회가 또 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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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명단서 제외 채두호씨 “가족 생사라도 알았으면”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에 포함되지 못한 채두호(93) 할아버지가 춘천 자택에서 낙담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신세희기자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최종 명단을 교환했다. 이후 후보에 포함된 도 출신 10명과 도내 거주 5명 등을 비롯해 남측 확정자 90명은 웃었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한 나머지 3,800여 이산가족은 고개를 떨궜다.

250명 후보 명단에 포함됐지만 결국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한 황해도 평산 출신 채두호(93) 할아버지 역시 탈락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지난달 적십자사의 연락을 받고 상봉한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최종 발표 후 “그래서 이제 또다시 (상봉은) 안 한답니까?”라고 재차 물으며 아쉬움에 말끝을 흐렸다. 채 할아버지는 “이 나이에 나에게 또 기회가 오겠나”라며 “죽기 전에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의 생사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세상을 등진 이북 출신 아내의 영정사진을 품고 상봉장을 찾겠다던 채 할아버지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후보자 명단에 올랐던 또 다른 이산가족 황해도 송화 출신 유태순(79) 할아버지도 북에 두고 온 두 동생 치순(75)·형순(71)씨와의 만남을 다시 미뤘다.

며칠 전 통일부 관계자가 방문해 유씨의 머리카락, 침 등을 수거해 DNA검사에 들어갔지만 끝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유 할아버지는 “눈감는 날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통일부에 따르면 이산가족 신청을 접수한 도내 이산가족 수는 여전히 3,854명에 달한다.

정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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