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파도의 습격' 해변이 무너진다

너울성 파도 동해안 강타

◇27일 새벽 1시께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해안옹벽 70여m가 강한 파도에 유실됐다.

양양 옹벽 70여m 붕괴 주민들 밤새 불안

어선 전복·도로 파손·농경지 침수 피해 속출

동해 중부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갑자기 들이닥친 너울성 파도로 동해안 해변에서 잇따라 피해가 발생했다.

27일 새벽 1시께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해안에 강한 파도가 덮쳐 방파제 역할을 하던 옹벽 70여m가 유실돼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었다. 마을 주민들은 “해안도로 중간 부분이 주저앉더니 이내 포탄 떨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방파제 역할을 하던 옹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올해 초 인근에서 방사제 공사를 하면서 오히려 모래가 빠져나가 옹벽 기초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사제 공사 시행청인 동해지방해양항만청 관계자는 “방사제 공사 설계는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고 이번 피해는 이상 풍랑에 따른 것으로 정확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속초해변도 너울성 파도에 산책로 보도블록, 목재데크가 유실됐다.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 26, 27일 이틀간 계속된 너울성 파도로 속초해변 산책로 보도블록 50m, 목재데크 70여m가 유실됐다.

또 영랑동 해안에도 방파제 내측까지 파도가 넘어와 T방파제 900여㎡가 함몰되고 영금정 해안도로 펜스도 30여m가 파손됐다. 설악항에는 정박해 있던 1.02톤급 어선이 전복되고 2.19톤급 어선이 육지에 올라오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고성지역은 너울성 파도로 농경지, 축사 등이 물에 잠기고 해안도로 파손이 잇따랐다. 고성군 간성읍 동호리 일대는 27일 2곳의 축사가 침수돼 소 40여 마리가 물에 빠지고 개 30여마리가 익사했다. 또 농경지 90㏊를 비롯해 골재채취사업장, 양식장 펌프장 등이 침수됐다.

거진해안도로, 죽왕면 가진리 등의 경관펜스도 파손되고 일부 해안가에는 모래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고성군은 침수 피해를 접수한 뒤 공무원, 군 병력 등을 긴급 지원하고 굴삭기 등을 투입해 응급 복구에 나섰다.

강릉에서도 강동면 해안가에 설치된 군 경계 철책이 200m가량 유실되고 경포해변 시설물도 일부 파손됐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동해안 지역에는 최대 순간 풍속이 속초의 경우 초당 15.1m, 고성 13.3m, 양양 15.4m에 달할 만큼 강했다.

박기용·이경웅·고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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