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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너울성 파도 강타]10년새 20명 숨져… 예보시스템 확충 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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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밀어닥친 너울성 파도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지난 27일 속초 설악항에서 정박 중이던 소형 어선이 전복되는 피해가 났다.

속보=최근 동해안에서 이상 파랑 현상인 너울성 파도 피해(본보 지난 28일자 5면 보도)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너울성 파도는 먼 바다에서 생성된 파도가 육지로 들어오면서 여러 겹으로 합쳐져 규모가 커지는 현상으로 동해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안에 이르러 최대 높이 10m 이상으로 성장하는 너울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선 해변 모래사장인 사구(沙丘)의 보전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해안선에 근접한 건축, 도로 시설물의 설치가 잇따르면서 사구가 훼손돼 흡수되지 못한 파도의 충격이 고스란히 바다로 되돌아가 또 다른 파도와 합세하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3차 너울성 파도의 위험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김인호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할 사구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콘크리트 옹벽이 오히려 파도가 위아래로 심하게 솟구치게 만들어 너울성 파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동해상에서 6회의 너울성 파도로 20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2년에는 강릉 앞바다에서 바지선이 너울성 파도로 암초에 걸리는 사고도 있었다. 이에 앞서 1970년대에는 강릉시 안목항에 대형 너울성 파도가 들이닥쳐 항구 전체가 물에 잠기는 등 대규모 피해 우려도 높다. 너울성 파도는 일반 파도와 달리 물속에서 꿀렁이며 육지로 이동하는 탓에 해상에서는 파고를 느낄 수 없고, 형태도 둥근 물결 모양을 이뤄 육안 식별도 불가능하다. 결국 정확한 예보시스템이 없으면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압 변화와 바람의 생성, 해저 지형에 따른 파도 방향 변화 등을 분석한 너울 예보시스템 확충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상습 피해지역의 방파제 높이를 재검토하고 연안의 해저에 파도 충격을 완화하는 인공리프 등 잠재구조물 설치가 시급하다. 김규한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폭이 넓은 잠재구조물을 해저에 설치하면 파도 충격 완화는 물론 해안 침식 저감, 어업 환경 조성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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