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긴급진단 대학가 성폭력]대학생 2명 중 1명 성희롱·성폭력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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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매년 되풀이 되는 성폭력

대학내 시스템 변화 없어

피해자 권익보호 어려워

강원대 A학과에서는 최근 3개월 사이에 학생 간 성폭력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다. 박사급 연구원이 휴대폰을 이용해 여학생들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하는가 하면 술 취한 남학생이 자신을 데려다주던 여학생의 몸을 더듬었다. 현재 교내 양성평등성상담센터와 경찰에 신고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학과 교수들은 가해자 퇴출과 피해자와의 분리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대학본부 차원의 명확한 입장이 마련되지 않아 아직까지 강제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학과의 한 교수는 “학과 차원에서 2차 피해 발생 등을 우려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싶지만 가해자가 이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마땅한 제재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대학 차원의 문제 해결 의지와 제재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춘천교대에서도 지난해 교수가 대학원생을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학 측은 최근 가해 교수에게 3개월 정직 처리와 게시판 사과문 1주일 게시 등의 처분을 내렸지만 학생들은 처벌이 약하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가 발표한 '대학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사건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국 95개 대학의 2015년 대학별 성폭력 신고 접수는 평균 2.48건이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발표한 2009~2011년 평균 신고건수 0.87건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강원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강원지역 대학 내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2명 중 1명이 성희롱,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 내 성폭력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정작 대학의 대응 시스템이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내 신고 시스템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성폭력을 예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장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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