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화천 공무원 선발 `현대판 음서제' 논란

◇화천군청 전경.사진 출처=연합뉴스.

지역 대학생 공무원 선발제

20명중 4명 군청 간부 자녀

초창기엔 시험과목도 영어뿐

군 “공정성 위해 위탁 선발”

도내 한 지자체가 지역인재 외지 유출을 막겠다며 운영중인 지역 출신 대학생 공무원 선발제도가 '현대판 음서제'란 비판에 직면했다. 도입이후 8년간 평균 경쟁률이 3.5대1에 불과한 데다 지금까지 선발된 20명 중 4명이 군청 과장과 담당 등 간부들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화천군은 2010년부터 지역 중·고교를 졸업한 4년제 대학교 2학년 재학생에게 시험 기회를 줘 합격자는 3·4학년 매 학기마다 장학금을 주고 졸업과 동시에 9급으로 임용하는 '지방공무원 임용후보자 장학생 선발제'를 운영 중이다. 지역 중·고교생의 외지 유출과 지역인구 2만명대 붕괴 등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본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화천군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군은 민선 5기인 2010년부터 이같은 선발제를 통해 총 20명(매년 2~4명)을 선발했다. 8년간 응시자는 모두 71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3.5대1 수준이었다. 특히 2011년에는 2명 선발에 3명이 응시, 경쟁률은 1.5대1에 그쳤다.

지난해는 2명 선발에 6명이 응시,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해 도 지방공무원 일반 공채 시험 9급 행정직의 화천군 경쟁률 82대1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특히 이 제도를 통해 지난 8년간 선발된 장학생 공무원 20명 중 3명이 현직 과장, 1명은 담당의 자녀인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제도 도입 초창기인 2010~2014년에는 시험 과목도 학과 성적과 영어 1개 과목으로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오해를 사고 있어 고민스럽다”며 “조례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성을 위해 선발은 외부에 위탁하고 있다”며 “차제에 선발 과목 개선, 경쟁률을 높이는 방안 등 제도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류재일·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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