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동해]시민 1만 3,500명 참여 동해 소녀상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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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일본인들이 소녀상에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문예회관 앞 제막식 열려

추진 70일 만에 건립 성과

일본인 3명 찾아 헌화 눈길

【동해】“우리는 아베 정부와 생각이 다릅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평화를 조성하자는 의미에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온 기무라 히데토(75)씨는 '미안하고 소녀상을 건립하는 노력에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도쿄에서 건너온 히시에 가와가미(여·57)씨는 위안부 할머니 얘기를 하면서 눈시울을 적시며 “많은 일본인이 한국을 좋아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평화를 되찾기를 기대한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10일 동해시민들의 성금으로 조성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동해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일본인 3명이 행사장을 찾아 소녀상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또 선조의 잘못을 사과했다.

이들은 친분이 두터운 이옥분(62·삼척시 원덕읍 갈남리)씨로부터 동해시민들이 소녀상 건립을 위해 성금을 모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일본에서 모금활동을 벌여 58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제막된 평화의 소녀상은 올 8월2일 6명의 문화단체에서 동해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 9월30일 창립총회를 거쳐 70일 만에 건립됐다. 이 기간 시민 1만3,500여명과 각종 사회단체 100여곳이 참여, 당초 목표액인 6,000만원을 넘는 6,047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고사리손으로부터 80세가 넘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동해·삼척지역 중고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에 동참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소녀상은 동해시에 기부채납돼 시가 유지·관리하며, 지역 청소년들이 주변 환경 관리에 나서기로 하는 등 향후 관리계획까지 마련됐다.

김일하 소녀상 건립추진위 상임대표는 “순수 시민들의 성금으로 70일 만에 소녀상이 제막돼 큰 의미가 있다”며 “청소년들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굴욕적인 역사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어른들이 의지를 모았다는 점, 평화를 갈망하는 하나된 모습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만진기자 hmj@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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