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호르몬 과잉 분비 `갑상선기능항진증'

정종진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한방6내과장

갑상선은 우리 몸의 대사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거나 적어져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데요.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질환을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리면 몸의 대사가 지나치게 원활해져 유난히 더위를 참지 못하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식사를 잘 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하며 근력이 약해지고 맥박수가 빨라집니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많이 약해져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며 신경이 날카로워져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증상과 더불어 목 부위가 부어 보이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원인에 따라 그레이브스병, 플루머병, 괴취병 등으로 분류되는데 실제 임상에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부분은 그레이브스병으로 전체의 90~95%를 차지합니다.

가장 흔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인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자기 몸의 구성성분에 대하여 항체를 만드는 이유와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인 영향과 환경적인 영향, 특히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한 양방적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항갑상선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수술 등으로 구분됩니다. 항갑상선제 치료는 비용이 적게 들고 부작용도 크지 않아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1년 이상 복용해야 할 정도로 치료기간이 길면서도, 복약을 중지할 경우 재발률이 많게는 70%까지 이르는 단점이 있습니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의 경우 북미에서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이나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성 요오드를 투여할지라도 50% 이상의 환자가 10년 이내에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에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영류, 정충경계, 소갈 등의 병증이 갑상선기능항진증에 해당됩니다. 한방적인 치료방법은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며 근본적으로 병의 원인이 되는 인체의 불균형을 치료하고 막힌 기혈(氣血)을 풀어주며 인체 스스로의 자연 치유력을 강화해 갑상선을 정상화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특히 항갑상선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한방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한약을 통한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가 SCI 저널에 게재되는 등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한 한방치료의 유효성이 검증되고 있습니다.

갑상선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미역, 김, 다시마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들은 갑상선기능항진증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유발요인인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먼저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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