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모성<母性>, 나뭇결에 오롯이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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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⑴작품 '그린 룸' ⑵작품 '1025:사람과 사람 없이' ⑶작품 '어시장'

한국 여성주의 미술 대모

윤석남 작가 개인전 개최

춘천 이상원미술관이 13일부터 윤석남(여·78)작가 개인전을 연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윤 작가는 모성(母性)의 가치를 따뜻하고 자유로운 감성으로 풀어낸 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 '어시장'은 평소에 자주 찾았던 수산시장의 풍경이 모티브가 됐다. 생선을 다루는 여인들의 활력 넘치는 모습들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이를 마치 대양을 다스리는 여신이 물고기들을 이끄는 듯 위풍당당하게 표현했다.

5년여 동안 제작된 '1025:사람과 사람 없이'는 유기견 1,025마리를 키우는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수많은 유기견과 이를 돌보는 여성 조각을 만들어 냈다.

3층 전시실에 설치된 '그린 룸'(Green Room)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강원도의 웅장한 초록의 자연을 이어받아 초록 빛깔의 한지 3,000장을 오려 만든 다양한 문양의 종이가 벽면을 가득 채운다. 수만여개의 초록 구슬이 바닥에 흩어져 빛을 반사하고 누군가를 초대한 듯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어우러져 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 재학 중 결혼해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다 불혹의 나이인 1979년 미술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뒤늦게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며 '여성의 역할'을 규정 지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상처받은 자아와 동료 여성들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다. 여성 미술가 최초로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여든을 앞둔 나이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9월24일까지 이어진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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