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칼럼]세상에서 가장 전염력이 높은 병 `홍역'

이준호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세상에서 가장 전염력이 높은 병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그 후보 중에 홍역이 빠질 수는 없다. 홍역은 매우 전염력이 높아 한 명의 홍역 환자가 걸렸다가 나을 때까지 13~18명이 새로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2000~2001년에 걸쳐 전국적으로 홍역이 유행했고, 당시 발생한 환자 수가 5만명 이상이다. 예방 접종을 잘 맞지 않아서다. 지금도 홍역을 예방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예방접종을 시기에 맞게 충실히 하는 것이다.

현재는 초등학교 입학 시에 홍역 1, 2차 접종을 모두 시행했는지를 확인하고 있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접종을 하고 와야 입학이 된다.

나이가 어려 아직 1차 접종만 시행한 아이들은 홍역에 대한 면역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에서 접종에 의한 면역 형성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이 문제인데 신생아들이 엄마에게서 받은 항체는 대부분 생후 6개월 정도면 모두 소실되기에,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은 홍역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홍역 감염에 극히 취약하다. 때문에 이번 홍역 유행에서도 12개월 미만의 아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결과적으로 이번 홍역 유행이 2000~2001년 대유행처럼 큰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등을 통해 홍역에 대한 면역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면 외국이나 국내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홍역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 홍역에 언제라도 걸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홍역의 증상은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3~4일 정도 난 이후에 특징적인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진이 나타나기 이전의 초기에는 증상이 감기와 거의 구별하기 어렵고, 특히 진단에 필요한 홍역 항체도 아직 오르기 이전이라 초기에 진단은 쉽지 않다.

다만 발진 생기기 직전에는 어금니 주변 볼 점막에 하얀 반점들이 생기는데 홍역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감기 증상이 며칠간 지속되다 특징적인 발진이 발생한다.

얼굴에서 시작해 발끝까지 3일에 걸쳐 다른 발진 질환에 비해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면서 발진끼리 합쳐져 융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보통은 이 시기에 발열과 특징적인 발진의 양상으로 임상적으로 의심할 수가 있다.

홍역에서 발진이 진단에 중요하지만 홍역의 전체적인 경과를 관통하는 증상은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으로, 호흡기 증상이 없다면 홍역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때문에 발열과 발진이 있고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면서 최근 환자 발생 지역에 방문한 적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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