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탁구로 말기암과 싸우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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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장암 판정 권재철씨

'3개월 시한부' 선고받았지만

희망 잃지 않고 탁구라켓 잡아

석 달여 만에 옛 몸무게 되찾아

긍정의 에너지로 건강 회복 중

갑작스러운 대장암 말기 판정에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60대 남성이 생활스포츠를 즐기며 생명을 이어 가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0여년 가까이 철광사업에 종사 중인 권재철(60·춘천시 퇴계동·사진)씨는 지난해 1월3일 심한 감기를 앓았다. 단순한 감기라 생각했던 그는 10여일 동안 몸 상태가 나아지질 않자 결국 대학병원을 찾았다. 검진결과는 '대장암 말기'로 이미 그의 몸은 암세포로 엉망이 된 상태였다.

간의 90% 이상에 암세포가 퍼졌고 폐의 일부까지 전이돼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망연자실해할 시간도 없었다. 아직 대학 졸업도 못 한 막내아들과 부인을 남겨두고 떠나기엔 준비가 안 돼 미안함이 컸기 때문이다.

82㎏의 정상 체중이던 그의 몸은 항암치료가 진행되면서 한달 사이 16㎏ 이상이 빠져나갔고 오로지 혼자서 혹독한 암과의 전쟁을 견뎌야만 했다. 불현듯 그의 머릿속을 스친것은 '탁구라켓'이었다. 누구보다 건강을 되찾기 위해 운동이 절실했던 그는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스포츠가 필요했다.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탁구장을 찾아 운동에 매진했고 매일 아침 8㎞ 조깅도 병행하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다.

탁구를 접한 지 3개월 만에 몸무게를 회복한 그에게 시한부라는 주홍글씨는 단순한 단어일 뿐이었다. 권씨는 “시한부 판정 이후 삶이 180도 달라졌다. 모든 게 긍정적으로 새롭게 보이고 가족과 건강,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며 “당장 내일의 시간도 예상할 순 없지만 오히려 지금이 즐겁다”고 했다.

이호춘 코리아탁구교실 관장은 “간절하게 운동만으로 건강을 회복 중인 그를 볼 때마다 내 삶을 돌아보며 좋은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인생 2막을 살겠다는 그는 “암 환우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며 “남은 생애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전했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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