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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피겨소녀의 눈물

◇한국 최초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홍용명(78)씨가 26일 삼척시 근덕면의 게이트볼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김연아의 금메달 연기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1948~57년 전국대회 4차례 우승

한국 최초 여자 선수인 홍용명씨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보고 싶어”

한국 최초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홍용명(78·삼척시근덕면덕산리)씨. 손녀뻘인 김연아(20)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26일 삼척시 근덕면 게이트볼장에서 동료들과 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와 수상 장면을 지켜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사다 마오도 잘했지만 연아에겐 절대 마오가 따라올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어. 마오는 동작 하나 하나는 정확하지만 동작 간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연아는 음악과 표정, 몸짓이 하나가 된 것 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지.”

평남 안주에서 태어난 홍 여사는 중국 베이징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다.

1945년 광복과 함께 귀국한 뒤 이화여중 피겨스케이팅부 창단 멤버로 스카우트된 그는 1948년 첫 전국여자피겨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957년까지 4번의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은퇴한 뒤 피겨협회에서 일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1991년 친구를 따라 삼척에 왔다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매료돼 덕산 바닷가에 정착한 홍여사는 “2005년부터 연아의 재능을 알고 큰 일을 할 것으로 믿었다”면서 “오래 살다 보니 이런 기쁜 날을 맞게 됐다”며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삼척시게이트볼연합회 여성회장을 맡고 있는 홍 여사는 “이제 연아가 세계 정상에 올랐으니 오래도록 전성기를 구가하길 바라며, 2018년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삼척=고달순기자 d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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