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대형마트 '치킨 1마리 6,990원'판매에 “골목상권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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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초저가 치킨 판매에 소비자 몰려
"고물가 시대 고려한 가성비 제품" 인기
가맹점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반발

사진=연합뉴스

치킨 1마리에 3만원을 넘나드는 외식비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대형마트의 최저가 치킨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9일 오후 찾은 춘천 퇴계동 A마트의 즉석식품 코너. '당당 후라이드 치킨 6,990원'이라는 푯말 아래 매대는 텅 빈 모습이었다. 주변 직원에게 치킨을 구입할 수 없냐고 묻자 "매일 서너차례 매대를 채워 넣는데 진열되면 곧바로 팔려나간다. 저녁에 더 들어올 예정이지만 구입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A마트가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당당치킨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26만 마리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당치킨이 히트상품으로 떠오르자 B마트와 C마트도 9,000원대 '5분 치킨'과 '한통 가아아득 치킨'을 출시, 가성비 치킨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마트치킨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이날 배달음식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한 모 프랜차이즈 치킨 1마리 가격은 2만4,000원이었다. 배달비 4,000원을 포함하면 2만8,000원으로 치킨 1마리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한다. A마트의 '당당치킨'이 6,990원인 점을 고려하면 4배 가량 비싸다.

마트 조리식품 코너를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모(여·29)씨는 "치킨집 보다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자주 사먹는다"며 "고물가 시대를 고려한 가성비 제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형마트들의 초저가 치킨 판매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자, 마진이 거의 없는 '초저가 치킨'을 미끼 상품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들은 이 과정에서 애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춘천 퇴계동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안 그래도 튀김유, 밀가루 등 재료값이 급등해 힘든데 대형마트와도 경쟁해야 하는 셈"이라며 "6,990원은 닭 한 마리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자본력으로 가격 경쟁 여지를 차단해버리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춘천 온의동의 가맹점주 유모씨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대기업일지 몰라도 가맹점주들은 모두 소상공인"이라며 "본사가 나서 제재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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