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곳에서 태어나고 있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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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리 시인 ‘평면과 큐브’

춘천 출신 김춘리 시인이 ‘평면과 큐브’를 펴냈다. 시집은 1부 ‘모자와 불가사리’, 2부 ‘노골적인 슬픔’, 3부 ‘커서스(Cursus)’, 4부 ‘노매드’로 나뉘어 4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

쉽게 읽히는 시들은 아니다. ‘평면’들을 모아 놓았을 뿐인데 다시 새로운 평면으로 맞추기 힘든 ‘큐브’같이 어렵다.

작품 속 단어와 문장들을 읽으며 그 다음을 예상해보지만 의미가 없다. 그렇게 언어와의 사투를 벌이다보면 대상의 의미를 한정하는 사고방식의 폭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남승원 문학평론가는 “시집을 통해 우리가 목격하게 되는 것은 관계들의 붕괴 현장이다. 그리고 김춘리 시인의 세계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바로 이 한 지점에서 무한히 태어나고 있을 뿐이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풍경이 잘린 후/ 우리들이 사다 놓은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사 온 얼굴과/ 남들이 사다 준 얼굴들이 뒤섞여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방명록을 뒤적이며/ 목소리가 묻어 있는 얼굴을 찾아// 씻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국문연刊. 12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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