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도내 대학가 취업 한파, 양질의 일자리 늘려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도내 대학가에 취업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가뜩이나 높았던 취업의 벽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20대는 전국적으로 74만명에 이른다. 전체 시간제 근로자 5명 중 1명이 20대 청년이다. 주휴수당이나 퇴직금도 없는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도 적지 않다. 열악한 일자리에 취업하기보다 구직 활동도 않고 그냥 쉰다는 청년은 41만명까지 불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가 115만명을 넘어선 셈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조사 결과 4년제 대학생들이 전망하는 올해 졸업생의 예상 취업률은 49.7%에 그쳤다. 취업 환경이 전년도보다 어렵다는 응답도 30.3%에 달했다. 안정적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는 지난해 10월에도 7만7,000명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23년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31개 사(55.0%)가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투자계획이 없다(5.3%)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대기업들이 거의 대부분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45.0%)을 대상으로 투자 규모를 묻는 설문에서는 과반(61.0%)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취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응답도 30.3%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난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찾기가 어렵고 취업 관문을 뚫기도 갈수록 힘들다 보니 대학가에서는 아예 졸업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최소 학점을 등록하면서 졸업예정자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직업의 종류와 근로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여러 직군이 활성화되고 있다. 고학력층이 학원 강사,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지만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취업 대신 창업에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아 대부분 안정적인 취업 전까지 거의 임시로 거쳐 가는 개념인 경우도 많다. 고학력층의 취업 목표는 대기업이나 공공기업,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다. 좋은 직장을 늘리지 않는 한 취업 한파는 해소할 수 없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