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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판타지 같은 풍경과 독한 유머 절묘하게 밴 벨라의 기묘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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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극장가에는 스코틀랜드 작가 알라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가여운 것들’과 1990년대 미국에서 타블로이드를 떠들썩하게 했던 메리 케이 르투르노 사건을 영화로 제작한 ‘메이 디셈버’가 개봉했다. 여기에 1997년 개봉과 동시에 정우성 앓이를 시작하게 만든 ‘비트’가 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가여운 것들=천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 갓윈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벨라는 날이 갈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깊어져 간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에 목 말라가던 그는 혼자만의 독립을 꿈꾼다. 그런 그에게 반한 짓궂고 불손한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 웨더번’은 벨라에게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해 보자고 제안한다.

이에 벨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넘치는 갈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과 새롭게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본능에만 충실했던 벨라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성장해 나간다.

중세의 풍경을 판타지처럼 담아내는 것은 물론 당시의 스타일을 알 수 있는 패션, 영화 음악 등 모든 것이 한 데 어울려 이야기의 기풍을 끌어올린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미장센은 그 자체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야기를 전환할 때마다 펼쳐지는 유럽 걸작 화가의 명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안기는 풍만함을 느껴본다. 청소년 관람 불가. 141분.

■메이 디셈버=도덕적으로 모호한 사이를 넘나드는 여자들이 있다. 충격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인 ‘그레이시’와 그보다 스물세 살 어린 남편 ‘조’. 20여년이 흐른 지금 영화를 통해 이들의 사랑을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는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들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영화는 1990년대 후반 시애틀의 여교사 메리 케이 르투르노 스캔들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당시 유부녀인 34세의 르투르노는 6학년 남학생 빌리 푸알루아를 성폭해하게 된다. 경찰의 조사 끝에 이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하며, 르투르노는 푸알루아의 자식 2명을 낳게 된다. 감독은 실제 이야기에 ‘엘리자베스’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당시 일어났던 정의하기 어려운 사랑에 대해 설명한다. 한 집에 머물며 그들을 관찰하고 음미하던 ‘엘리자베스’는 결국 진짜 ‘그레이시’가 되기 위해 ‘조’와 하룻밤을 보내기까지 한다. ‘조’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당시 자신의 청춘 없이 ‘그레이시’를 만나게 됐음을 깨닫는다. 이후 이들의 관계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청소년 관람 불가. 117분.

■비트=“속도감이 최고에 다다르면 세상은 고요해지고, 하나의 점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하지만 그 소실점을 통과할 순 없어.” 배우 정우성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영화가 다시금 극장가를 찾았다.

허영만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타고난 싸움꾼으로 무차별적 싸움 속에 혼돈의 10대 시절을 보낸 ‘민’(정우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민’은 친구를 따라간 노예팅에서 ‘로미’(고소영)라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로미에게 사랑을 느낀 그는 10만원을 받고 그녀의 노예가 되기로 한다.

한편, ‘민’의 학창 시절 친구이던 ‘태수’(유오성)는 폭력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게 된다. 어느덧 조직의 중간 보스가 된 ‘태수’가 ‘민’의 앞에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영화는 재개봉과 함께 재개봉 특전으로 필름마크가 증정될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113분.

김민희기자 minim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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