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경제+]친환경 농법으로 판로개척 도시·농촌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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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문당환경농업마을

농촌 살리기의 모범이 되고 있는 홍성 문당마을의 모습. 박승선기자

농촌의 자생을 위해서는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해법이 항상 제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홍성문당환경농업마을은 농촌 살리기의 모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지역협업공동체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원도내 농촌마을에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문당마을은 아직 사회적기업이 아니다. 사회적기업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며 현재 진행형으로 내년 충남으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노력하고 있다. 마을은 주민들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1999년 설립됐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 숨쉬는 마을공동체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으로 소득원 창출과 유통망 개선으로 농가소득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93년 오리농법 무농약 품질 인증

마을단위로 확산 농업공동체 이뤄

900여곳 친환경농법 쌀 생산 농가소득

오리농법 쌀 전문 정미소 공동 건립

친환경농법 익히러 전국서 몰려와

편의시설 운영 농외소득·일자리 제공

■ 오리농법 최초 도입

문당마을은 오리농법을 최초로 도입한 지역이다.

1993년 문당리의 한 주민이 친환경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생산한 쌀이 무농약 품질 인증을 받고 이를 마을단위로 확산시켜 환경농업공동체를 만들었다. 문당리 개인 농가에서 시작된 오리농법은 이후 주변 농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점차 홍동면 지역으로 확대됐고 주민 출자 형식의 영농조합법인도 구성하게 됐다. 현재 문당마을과 함께하는 친환경 농가는 900여곳으로 이들은 친환경 쌀 재배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홍동면 일대는 친환경농업마을로 자리매김했다. 쌀 이외에도 150여개 품목의 유기농산물이 생산돼 풀무생협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기농 마을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농민은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이나 판매는 그 지역의 농협이나 협동조합을 통하는 전문화와 분업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전문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문당마을은 쌀을 거의 100% 계약재배한다.

■ 모든 중심은 마을주민

문당마을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친환경농업으로 부자마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고 지금도 계속해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우선 2003년 오리농법 쌀을 전문적으로 정미하는 정미소를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해 자체 운영하기 시작하며 지역 환경농업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또 오리농법 쌀 재배 농가가 늘면서 전용 미곡종합처리장(RPC)까지 건립, RPC는 현재 홍동농협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쌀 판매뿐 아니라 교육사업도 대표적인 마을 소득사업 중 하나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려는 농업인과 각 기관·학교 등 전국에서 교육생이 찾고 있으며 마을에서는 강의실을 비롯해 150명 수용 규모의 숙박·식당·찜질방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사업은 마을 부녀회원들의 도움이 크다.

영농조합법인이 부녀회 등에 인건비를 지급하고 이는 농민들의 농외소득으로 이어지고 있다.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하나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막걸리 공장도 영농조합에서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생산한 100% 유기농 쌀을 구입해 제조, 첫 출시 후 6개월여 만에 150상자(750㎖×20병)를 납품할 정도로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았다. 이 모든 것이 주민 일자리 제공과 소득으로 연결되고 있다.

■ 100년 계획 수립

문당마을은 지역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인 출범 1년 만인 2000년대 초 100년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100년 계획의 최종 목표는 홍동면 일대를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오순도순한 마을', '자연이 건강한 마을', '자연과 조화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인에서는 △오리농법 쌀 특화 등 새로운 소득원 창출 △환경농업교육관을 비롯해 마을의 옻 샘터 등을 관광자원화한 녹색관광 프로그램 마련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유통 거래로 도시와 농촌 간의 다양한 교류 △주민들에게 평생교육 기회 제공 △젊은 귀농인 유치로 인구증가 △각종 공연 및 문화행사 마련 △마을의 한약원과 인근 지역의 의료시설 연계로 평생 의료 체계 확보 △농번기 농촌주부들을 위한 한시적 공동식당 운영 등 실질적이고 유용한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김기웅 사무국장은 “대부분의 젊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려고 하는데 무엇보다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마을 법인에서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과 도시가 공생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 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위윤기자 faw4939@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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