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도덕성 회복의 사회적 과제

 장상씨에 대한 총리인준 파동은 우리사회, 특히 지도층 인사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류 계층내지 지도 계층 일수록 높은 도덕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다. 이른바 명가(名家)의 형성 과정이 그러한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유명한 프로퓨머 사건이 영국 상류 사회의 도덕률을 극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프로퓨머 육군 대신이 킬러라는 콜걸과 동침한 사실에 있었다. 단순한 남녀 관계가 정치문제로 비화된 것은 킬러양이 동독 외교관과도 비밀스런 접촉을 가진바 있어 기밀 누설의 우려가 있다는 것에 말미암았다. 조사결과 그런 혐의는 벗겨졌다. 킬러양과의 관계 또한 정치 문제화 할것까지는 없는 사건으로 낙착 되었다. 그러나 프로퓨머 대신이 얼떨결에 사실을 부인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거짓은 용납할 수 없는 부도덕이라는 영국 조야의 인식때문에 프로퓨머는 내각에서 쫓겨 났을뿐 아니라 상류 사회에서 추방 되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상류 사회의 산실은 명문 사학이다. 엄격한 교육 과정을 거쳐 사회에 진출한 이들은 높은 도덕성을 지니면서 사회적 헌신을 해야 한다. 최소한 3대 이상에 걸쳐 돈과 명예를 쌓아야 상류 사회에 입문할 수 있다. 언뜻보아 미국 사회는 자유 분방하고 혼란 스럽기까지 하지만, 전체로서의 미국은 건전한 것으로 일컬어진다. 상류 계층이 사회적 구심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상류층 일수록 도덕성에 흠이 많은 것처럼 비추어지고 있다. 변칙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사람이 많은 것이 그 1차적 요인이다. 땀과 창의와는 상관 없이 돈더미에 앉은 이들은 더러 방자한 생활을 무릅씀으로써 사회적 위화감을 파생시켰다. 이에 더하여 고위 공직자 내지 권력층의 부조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사회 상층부의 상당수는 사회적 지탄의 표적이 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부조리한 단면의 반복속에서 우리 사회 전체가 어느덧 일종의 도덕적 불감증 상태가 되어버린 것에 있다. 한때 미국 정가를 벌집 쑤시듯 했던 박동선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 에서는 천불 수준의 부정한 정치 헌금 내지 뇌물도 엄청난 사건으로 다루어진다. 100만원대의 그러한 돈쯤 거론하는쪽이 오히려 이상하게 비추어지기도 하는 한국 사회와는 좋은 대조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달라져야 한다. 장상씨의 총리 인준 파문은 지도층의 자기관리가 엄격해야 할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고위공직자나 부유층은 그에 걸맞는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바야흐로 선진권에 들어서고 있는 한국은 도덕적 측면에서도 선진화가 되어야 할 것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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