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인형이 꿈꾸는 사람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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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출신 황효창 화가

강렬한 원색 시원스러운 터치 눈길

동화 같은 그림 속에 시대상 담아내

자유롭게 상상 관람의 재미 주고파

황효창 화가의 작업실은 춘천시 서면 오월리 강원숲체험장 앞 하얀 집이다.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와 홍익대 회화과·동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활동하다 1988년 이곳에 터를 잡은 이후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 강원민예총 회장이며 지난해에는 2015 평창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인형을 그리는 화가'인 그는 강렬한 원색과 시원스러운 터치로 표현한 명쾌함이 트레이드 마크다. 서울 강남구의 갤러리오에서 29일까지 진행 중인 '황효창 개인전'에는 동화 같은 그의 작품과 함께 광화문의 시위와 물대포 진압 등을 묘사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다.

어린이와 인형을 소재로 삼은 이유를 물었다.

“1970년대였던가. 인형에 눈물을 그렸더니, 그 눈물이 웬만한 사람이 흘리는 것보다 훨씬 더 슬프게 느껴졌어요. 이후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대를 겪으면서 새까만 안경을 씌워 앞을 못 보는 인형,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은 작품 등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이제는 밝은 꿈을 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악기를 연주하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파랑새의 지저귐을 감상하고 있다. '상생'에서는 새와 나비, 물고기, 꽃과 과일, 별 등이 아이와 함께 어울리고 있다.

그는 스스로가 “말주변·글주변이 없다”고 한다. 거창한 전시회 타이틀도, 작가의 작업노트도 찾아볼 수 없다. “화가가 글이나 제목으로 의미를 강조하다 보면 관람객에게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며 개성 있는 작품 감상을 해야 하는 것이죠.” 때문인지 그의 작품 제목은 '파랑새' '꽃과 여인' '해·달·별' 등 매우 단조롭고 급할 땐 부인이 화랑에 제목을 대신 불러주는 일도 있다.

언제까지 작품활동을 할 것인지 묻자 “마지막 붓 들 힘이 있을 때까지 미술을 하겠다”고 했다.

황효창 화가는 29일까지 개인전을 갖고, 다음 달 13일부터 춘천에서 열리는 '산과 함께, 70' 전시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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