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꽉 막힌 춘천시 교통문제 이제는 고민해야 할 때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춘천은 살기 좋은 도시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살기 좋은 도시의 기본조건은 주거·교육·교통·문화·자연환경이 기준으로 제시될 수 있다.

춘천은 2018년 기준 인구 28만 5천명에 주택수가 11만7천73호로 주택보급율이 106.7%에 단독주택이 10%에 불과하고,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이 많으니 주거환경으로는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전국 인구30만 미만의 도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도청을 비롯한 거의 모든 행정기관이 밀집한 도시이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충분한 교육도시이다. 8개의 공립도서관도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3개소, 국립박물관, 전문예술극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있다. 자연환경으로는 내륙의 바다라는 소양호와 도심 속에 위치한 의암호 주변의 분지를 둘러싼 명산 등 전국에서도 자연환경이 우수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춘천은 아주 더디지만 인구가 늘고 있는 도시이다. 춘천의 인구증가 이유는 출생아가 많아서가 아니고 수도권의 은퇴자들이나 주변 도시에서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춘천은 돈만 있으면 살만한 도시라고 하였다. 집값 싸고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아이들 교육시키기 좋으니 살만한 도시라는 것이다.

주거·교육·교통·문화·자연환경의 5개 항목 중 4개 항목에서 우수한 환경을 지니고 있으니 춘천이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 들어 춘천에는 차가 막혀 불편하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에 도심 내 여러 곳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일례로 퇴계동 안디옥 사거리, 팔호광장, 로데오 사거리 등은 신호 두세 번에도 진행 할 수 없다. 춘천에서 택시비 19000원을 지불했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출퇴근 시간 춘천의 주요 진입도로에는 길게 늘어선 차량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잠은 춘천에서 자고 직장은 군단위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근거다. 상주인구와 주민등록 인구를 살펴볼 대목이다.

여러 우수한 지표가 있지만 춘천시의 교통문제는 춘천이 살기 좋은 도시냐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힘든 요소다. 춘천은 구조적으로 도로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도시이다. 도로를 넓힌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며 차량이 편리해지는 만큼 주차자등 관련시설이 많아져야 한다. 춘천시민의 삶의 질에 있어 중요한 문제가 교통문제로 대두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시민의 삶의 질에 대한 말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경제 논리만 있을 뿐이다. 그런 이유로 시청이 도심 중앙에 신축되었고, 도청까지 도심 중앙에 지어야 한다며 지역구 시의원이 일인시위를 하는 촌극도 벌어진다.

춘천시민 28만 명 중 도심의 복잡함을 이해하면서 괜찮다고 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외지에서 유입되는 이들이 이렇게 복잡한 춘천으로 오려고 할까? 대부분이 풍족해도 한 가지가 부족하면 만족하지 못하는 법이다. 하물며 심각해져가는 춘천의 교통문제는 앞으로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경제적 논리 우선이 아닌 춘천시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