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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초점]무산된 도민의 꿈 '강원FC 전용구장 건립'

나유경 춘천시의원

강원FC는 올 시즌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파이널라운드 상위권에서 순위결정전을 하고 있다. 4위 이내가 된다면 아시아 챔피언 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명실공히 아시아 명문 클럽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전용 구장 하나 없는 강원FC로서는 반길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얼마 전 강원도민과 강원FC 축구팬들의 염원이었던 강원 축구전용 구장 건립이 무산되었다. 14년간 강원도민과 강원FC 팬들의 염원이었던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구단주인 김진태 도지사는 재정의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연구용역까지 마친 건립계획을 공론화 과정도 없이 백지화한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클럽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없고, 스포츠문화에 대한 견해도 부족한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 결과다.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는 유럽의 축구 역사와 발전에 비추어 볼 때 옹색한 변명일 뿐이다. 더 나은 스포츠 환경을 만들고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해 내고 많은 팬을 생산해 나가며 자생을 거듭해 명문 팀으로 만들어내고 그것이 지역의 발전으로 확대되는 것이 스포츠문화다. 돈을 투자해 이익을 내는 영리 목적이 아니라 스포츠 문화력을 키워서 도시의 경쟁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예산은 아껴서 잘 써야 하지만 스포츠 문화시설에 대한 예산은 그 가치에 대한 투자로 여겨야 한다.

최근 전북현대의 홈구장이 리모델링에 멀쩡한 관중석을 뜯고 새로운 좌석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유는 좌석 폭이 좁아 관중들이 불편한 것을 개선해 최적의 관람환경을 만들기 위함이고 색상을 유니폼 색인 초록으로 바꿔 팬심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관중석이 줄어 수입이 적어지는 희생도 있지만, 수익성보다는 관중들의 편의와 팬심을 우선한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둔 것이다. 이것이 스포츠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말하는 것이다.

축구전용 구장의 건립이 단순히 재정 낭비로만 여길 일이 아니라는 것은 최근에 지어진 대구FC 구장의 성공을 보면 알 수 있다. 500명의 관중에서 1만 명의 관중으로 급증했을 뿐만이 아니라 지역과의 상생과 관광까지 최고의 시너지를 낸 산물이 되었다. 스포츠 문화가치에 투자한 결과이다.

이제 곧 11월 20일이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열린다. 축구의 모든 것이 전 세계 한 달간 이슈가 되며 경기 결과에 따라 칭찬과 비판들이 쏟아질 것이고, 축구 인프라와 투자가치 등을 논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손흥민 선수는 그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그런데 2조에 가까운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는 손흥민 선수가 만들어지기까지 대한민국과 강원도 그리고 춘천이 무엇을 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투자 없이 발전도 성공도 없다. 앞으로 제2의 손흥민 선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강원도는 이제 특별자치도로 승격하며 예산의 규모도 커지며 국제적으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그러나 긴축재정을 하겠다는 도지사의 시대에 역행하는 행보로 인해 강원도민의 미래가 활기차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도민을 위한 행정이고 무엇이 강원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인지 도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아닌 강원도민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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