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 초점]여전히 높은 자치단체장 문지방

최승민 대한노인회 춘천시지회장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장들은 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담은 시정목표를 세우고 제각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훌륭한 일꾼답다고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디테일한 부문에서는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와 어언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이 지났지만 기대 보다는 걱정이 앞서 이에 대한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주민 세금으로 도정과 시·군정 그리고 교육행정을 펴고 있는 일부 장들이 거드름을 피우면서 주민들에게 군림하려 한다는 지적에 자못 실망이 크며 취임 시 초심을 잃지 않기를 간곡히 촉구한다.

특히, 이들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진들의 아마추어리즘은 많은 민원인들에게 불만과 불신을 사고 있어 장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

가령 A라는 민원인이 장을 만나기 위해 B라는 관공서 집무실을 찾을 경우 비서진들은 스케줄 등을 이유로 면담을 사전에 막는다거나 꼭 만나야 한다고 절박함을 호소하면 그 시기를 한 달 이후로 미루는 등 당장의 면담은 하늘에 별따기 만큼 힘들어 장들의 집무실 문지방이 아직도 높음을 실감 할 수 있다.

그리고 전화로 면담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구하면 같은 이유로 똑같은 답을 하고 있어 민원인을 화나게 한다.

물론 기관의 장들은 기본업무 기획과 결재, 현장점검, 행사 참여 그리고 방문자 면담 등 하루 일과가 촘촘히 짜여져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먼 길을 마다하고 직접 방문을 하거나 어렵게 전화를 하는 민원인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 면담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비서진 본연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전화 면담을 요구할 경우 으례히 먼저 묻는 것이 용건이다.

이는 민원인의 사적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비서진에게 사전 알려야 할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본연의 임무를 넘어선 월권으로 반드시 지양되어야 하다고 본다.

여기서 민원인도 대화 시 예의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며 처리 과정에서도 순서와 절차가 있는 만큼 단계를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각급 기관과 단체 등에는 직급에 따라 전결권이 있기 때문에 해결하고자 하는 사항이 어느 부서와 어느 선에서 시행되는지를 확인하고 담당 부서를 먼저 찾는 것이 수순이라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도 해결이 안 될 경우 최종 결재권자인 장을 찾게 마련인데 마지막 기대를 갖고 기대 반 절망 반의 무거운 마음으로 문을 두두리는 것이 민원인의 발 길이다.

지방자치시대에는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주민의 소리가 커지며 더러는 민원사항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해결이 안 될 경우 지난 선거 때를 상기시키며 ×××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푸념으로 민원인들은 화를 삭인다.

다음 선거 때는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기관장과 비서진들을 벼르며 때를 기약한다. 민원인들에게는 앞으로 4년이 길겠지만 선출된 장들과 곁에 있는 비서진들은 짧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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