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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은퇴설계를 위한 합리적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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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

과연 은퇴자금이 얼마나 있으면 될까? 10억이다, 20억이다, 이야기가 무성한데 감을 잡기 힘들다. 연구소를 경영하고 강연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그리고 답하기가 가장 모호한 질문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상황, 형편이 다 다르기에 얼마가 필요하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얼마가 필요한지는 획일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합리적 소비는 은퇴 후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합리적 소비는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은퇴 후 생활에서도 매우 의미가 크다. 그러니 합리적 소비를 습관화 하는 게 은퇴 설계의 중요한 몫이 될 수 있다. 근검 절약을 통해서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고 노후 생활비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근검 절약이라고 이야기 하면 뭔가 희생하고 고생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합리적 소비 습관은 그보다는 큰 의미라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사치를 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퇴 설계를 위한 합리적 소비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소비에 대한 철학과 원칙이 필요하다. 자녀 교육비에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한다 거나, 주변 이목이나 자존심을 고려하지 않고 주거 비가 많이 드는 지역을 벗어나는 것 등은 철학과 원칙에서 나온 합리적 소비 생활의 하나라 말 할 수 있다.

합리적 소비를 몸에 익히면 여러 가지가 유리하다. 본질적으로 돈에 구애되지 않는 가치 중심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소비를 줄여 은퇴자금을 저축하기에 유리하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를 절감해서 자금 운용의 여유를 둘 수 있다. 무작정 아끼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원칙 아래 단순함과 의미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를 몸에 익히면 생활비가 덜 들면서도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합리적 소비가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결심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완전히 몸에 익히려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축에 대해서 생각하듯이 소비에 대해서도 한 번쯤 돌아보면서 의미 없는 소비, 무리한 소비, 남의 시선 때문에 일어나는 소비가 없는지 짚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조정하면서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익히면 좋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은퇴 자금에 대한 공포심을 버리고 걱정으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론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은퇴 공포가 크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현실도 현실이지만, 걱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되 긍정적인 설계를 하는 것이 지혜롭다. 큰 금액의 총액 목표보다는 매월 생활비 기준으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겠다. 이때 합리적 소비 습관을 익혔다면 생활비를 절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직업 활동을 통한 수입,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 퇴직연금 등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합쳐서 부족한 부분이 나오면 그 차 액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 목표가 될 것이다. 이렇게 더 벌고 덜 쓰면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 하도록 훈련하는 게 정신적 측면에서 가장 훌륭한 은퇴 설계라 말할 수 있다. 현실적인 해결책도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습관이 있다. 유익한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이것이 세월을 지나서 쌓이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은퇴설계를 할 때에도 습관 관리가 중요한 부분이다. 오래된 습관은 그 사람의 일상을 지배한다. 잘못된 습관을 극복하지 못해서 은퇴 후에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그 습관의 덕을 톡톡히 보는 사람도 있다. 합리적 소비를 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남 다른 은퇴 설계의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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