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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영웅’ 함기용 고문, 고향 땅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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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함기용 동상’서 추모행사·안치식 열려

◇12일 함기용 고문의 유골이 춘천시 송암동에 자리한 그의 기념동상에 안치됐다.

“영웅이여, 편히 잠드소서!”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챔피언 함기용 대한육상경기연맹 고문이 고향 땅에 잠들었다. 함고문의 유해는 12일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입구에 자리한 함기용 선수 동상에서 열린 추모행사와 함께 안치됐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부인 김명자씨와 아들 종규씨 등 유족들과 육동한 춘천시장, 양희구 회장을 비롯한 강원도체육회 임직원, 최선근 도육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함 고문의 절친한 후배였던 최선근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보스턴 마라톤 우승 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당시 환영식도 갖지 못하셨는데 지난 2010년 강원일보와 도육상경기연맹이 공동으로 우승 60주년 축하행사를 마련했던 추억이 떠오른다”며 “강원도가 낳은 최고의 영웅을 보내드리는 것이 너무 슬프다. 우리 후배들이 선배님의 업적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가 고향인 함 고문의 유골은 당초 춘천시 동산면 선산에 안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육동한 시장이 유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골을 함 고문 동상 인근에 안치할 수 있도록 했다.

◇12일 함기용 고문 동상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한 육동한 춘천시장은 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했다.

함 고문은 구순(九旬)이 넘는 나이에도 그의 보스턴 마라톤 제패를 기념한 춘천호반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등 평생을 마라톤을 위해 살아왔다.

아들 함종규씨는 “편치 않으신 몸을 이끌고도 조금만 움직이실 수 있으시면 마라톤 대회에 꼭 참석하시려고 하셨을 정도로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다”며 “저희 가족에게도 최고의 가장이셨고, 한국 마라톤 특히, 강원도 마라톤을 위해 큰일을 하셨다. 제가 체육인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한국 마라톤을 응원하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마라톤을 비롯한 육상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 함기용 고문 추모행사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그의 동상 앞에서 묵념을 하며 함 고문을 기렸다.

이날 춘천시 곳곳에는 강원 체육인들이 마련한 함 고문의 명복을 기리는 현수막이 걸려 영웅의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 했다. 함 고문은 많은 사람들의 추모 속에 92년 동안 이어져 온 위대한 레이스를 고향에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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