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반토막 난 폐지 가격에 수거꺼려 … ‘폐지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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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사 재고량 넘쳐 지역 압축상 반출량도 급감
폐지 가격 ㎏당 130원→50~60원대로 급락해
강원도 수거 대란 대비 지자체별 대응 계획 수립

폐지 재고량이 넘쳐 나면서 강원지역에서도 폐지 수거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상품 포장재 등 종이 수요가 감소하면서 '폐지 수집상(고물상)→ 압축상 → 제지사'로 이어지는 유통 구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봄부터 쌓인 폐지 재고량 수 천 톤=14일 오후 춘천시 후평동의 폐지 압축상(폐기물처리신고 업체)에는 제지사로 반출되지 못한 폐지 1,500톤 쌓여 있었다. 야적장에 쌓여 있는 재고량까지 합하면 2,000톤에 달한다. 평소 재고량(200톤)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 업체 대표는 "올들어 제지사로 보내는 반출량이 전년 대비 30%씩 줄었고, 재고량이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며 답답해 했다.

◇14일 춘천시 후평동의 한 폐지 압축상. 봄부터 쌓인 재고량이 2,000톤에 달한다. 사진=신하림기자

원주지역의 압축상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업체 대표는 "매주 25톤 트럭 20대 분량의 폐지가 제지사로 나가야 하는데, 올해는 계속 13대~15대밖에 못나가고 있다"며 "도내 압축상(31개소)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지사가 보유한 폐골판지 재고는 15만 2,000톤이고, 압축상의 재고량은 5만 8,000톤에 달한다.

■매입 가격 반토막에 수거량 급감=재고가 쌓이며 폐지 가격은 급락했다. 14일 춘천시 효자동 한 고물상의 폐지 수거대는 3분의 1만 차고 텅 비어 있었다. 폐지를 수거해 오는 60~80대 어르신들이 하루 평균 10명이었지만 지난달부터는 절반으로 줄었다. 연초만 해도 1㎏ 당 100원~130원이었던 폐지 가격이 7~8월을 기점으로 급락, 현재는 50~60원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원주의 한 고물상 대표는 "리어커로 50㎏씩 하루 두 번 수거해 오고 1만원씩 받아가는 어르신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6,000원도 안 나오면서 대부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아파트 밀집 지역의 폐지 수거 대란이다. 업계에서는 고물상들이 가격 문제로 수거를 중단할 시점도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전국 시·도에 폐지 적체 상황을 대비한 대응 계획 수립을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업체들이 폐지 수거를 포기할 경우, 시·군 지자체가 직접 수거하도록 준비해 놓았다"며 "시·군 폐기물 매입장 인근 유휴 공간 등 26개소에 6만톤을 수거할 공간을 확보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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