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아파트 입주율 최하위, 경착륙 막을 대책 세워야

도내 부동산시장 이상 신호 이어져
매매거래건수·실거래가격 등도 하락세
집값 급락하면 지역경제 충격은 더 커

강원도 내 아파트시장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도내 아파트 입주율은 불과 7개월 사이 15.5%나 떨어지면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10월 아파트 입주율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아파트 입주율은 67.5%로 조사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66.0%)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또 전국 평균보다 5.0% 밑도는 수준이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37.5%)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32.1%), ‘잔금 대출 미확보’(26.8%) 순으로 나타났다. 거래 절벽으로 주택 처분이 미뤄지거나 세입자 확보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잔금 마련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 주요 요인이라는 의미다.

도내 아파트 매매도 마지노선이 붕괴됐다. 올 9월 매매거래건수는 994건으로 2019년 2월 985건 이후 43개월 만에 월별 1,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9월까지 도내 아파트 분양 실적도 5,5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감소했다. 여기에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역시 2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파트 시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내 아파트 값은 3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도내 아파트시장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특히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도내 부동산 거래 침체기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인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이 꼽히고 있다. 자칫 도내 부동산시장 전반에 경착륙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는 반 토막이 났다. 수도권 곳곳에서 ‘깡통주택’이 늘어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집값 급락이 당장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두 배 이상 올라 최근 하락세가 체감이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최근 2~3년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만큼 집값 하향 안정화는 맞는 방향이다. 그러나 집값이 일시에 급락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는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 그동안 도내 아파트는 수도권에 비해 여전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 탓에 매수세 위축에도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축아파트 매매·전세가가 옛 아파트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주택시장 침체가 겹치면 신축의 거품이 더 빠르게 꺼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내 부동산시장 경기 침체의 심각성은 단기에 그칠 것 같지 않은 데다 후폭풍이 여러 분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이는 서민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이 될 게 뻔하다. 이제 집값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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