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우리에게 없어선 안 되는 '소금' <1217>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농도 높으면 원형질 분리

예로부터 관련 속담 많아

“소금도 곰팡이 난다”고 하거나 “소금도 쉴 때가 있다”란 무슨 일이든 절대 탈이 생기지 아니한다고 장담할 수 없음을, “소금도 없이 간(肝) 내 먹다”란 준비나 밑천도 없이 큰 이득을 보려 함을, “소금 먹던 이 장 먹으면 조갈(燥渴)증에 죽는다”란 없이 살던 사람이 돈이 좀 생기면 사치에 빠지기 쉬움을, “소금 먹은 놈이 물켠다”,“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무슨 일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그렇게 된 까닭이 있음을, ‘소금 먹은 소 굴우물(아주 깊은 우물) 들여다보듯’이란 무엇을 골똘하게 궁리하거나 해결 방도를 찾지 못하여 애쓰는 모양을,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란 아무리 좋은 조건이 마련됐거나 손쉬운 일이라도 힘을 들이지 아니하면 안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 “소금으로 장을 담근다 해도 곧이 듣지 않는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지 않는다”란 아무리 사실대로 말하여도 믿지 않음을, “소금을 팔러 나섰더니 비가 온다”란 매사에 장애가 생겨서 일이 맞아 떨어지지 아니함을 빗댄 말이다. “소금 들고 덤빈다”란 부정(不淨)한 것을 대하듯 한다는 뜻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액귀(厄鬼)를 쫓는 데 소금을 뿌리는 습관이 있었던 것에 근거한 말이다. 그리고 초상집에 다녀오거나, 거지나 문둥이가 지나쳐 가면 액땜으로 소금을 뿌렸고, 덩달아 요새도 새 차를 사기나 하면 부정 타지 말라고 소금을 뿌린다.

그리고 또 “소금을 굽는다”란 아주 찬 방에서 줄곧 매우 춥게 잠을, ‘소금 먹은 푸성귀’란 기가 죽어 후줄근한 사람을 이르는 말인데, 식물세포를 그 세포액보다도 삼투압이 높은(농도가 짙은) 소금 용액에 절이면 세포액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 풀 죽고 수축하니 이런 현상을 원형질분리(原形質分離·plasmolysis)라 한다. 또 “소금이 되어라”함은 제가 사는 세상에서 스스로 썩지 않고, 모름지기 남에게 꼭 필요한 고귀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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