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1970년 소양정과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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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정자로 알려져 있지만 지역에서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소양정은 춘천의 문화를 대표주자로 손색이 없다. 고려, 조선을 살다간 유숙(柳淑·1324~1368년), 원천석(元天錫·1330~?), 조준(趙浚·1346~1405년), 김시습(金時習·1435~1493년), 정약용(丁若鏞·1762~1836년) 등 다양한 인사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문화계 원로들은 소양정을 재조명해 조선의 선비들이 찾고 싶고 살고 싶은 고을로 손꼽던 일을 상기시키며 우리지역의 정체성을 세우는 랜드마크로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강가 주변에 위치했던 소양정은 큰 장마가 생기면 소실을 거듭하다 6.25전쟁 때 소실 됐다. 그 이후 1966년 신철균 춘천시장이 박경원 도지사의 도움을 받아 재건해 현재의 위치에 세워졌다. 최근 소양정을 가리던 나무들이 제거돼 시내에서도 정자를 바라볼 수 있게 돼 반갑기 그지없다. 정자가 세워진 직후 주변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진1 - 1966년 현재의 위치에 세워진 소양정. 소양1교에 차량과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는 모습과 다리 건너편 50호 마을이 보인다.

(사진1)오른편으로 소양1교가 보인다. 1937년에 세워진 이 다리는 화천과 김화, 양구로 이어지는 주요한 교통로이며 현재까지 시민들의 사용되고 있다. 다리 끄트머리에 같은 모양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마을은 지금의 50호 마을이다. 우두동 50호 마을은 춘천시가 처음으로 행정력을 발휘해 만든 집단주거단지다. 6.25 전쟁 직후 피란민들의 거주 목적으로 미국의 원조를 받아 조성된 주택단지다. 2년 전 지난해 도시재생 공모에 선정돼 새로운 모습으로 탈피를 준비 중이다.

우두벌과 소양강 주변으로 민가가 드믄 드문 보이다. 우두산과 여우고개 방향으로 고개를 돌며 보면 산 아래에 초가집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그 주변 소나무 군락지도 집 앞으로 나란히 길게 줄을 긋고 있다. 올미솔밭이다. 이 소나무 숲은 5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숲으로 조선시대 춘천부사 엄황(1580~1653)이 지은 춘주지에 따르면 이 숲은 병자년(1516년)에 선비 최도근이 주도해 동서남북 10리에 수만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피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보인다. 선조들이 심은 나무들이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며 나무 심기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모습보다 소나무 숲이 더 길고 울창해 보인다.

◇사진2 - 소양정 처마 끝으로 동면 일대 민둥산들과 소양강이 한눈에 들어 온다. 강가 주변에 물놀이를 하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천막을 치고 있다.

(사진2)소양정 처마 끝에 동면 모습을 담긴 사진은 동면 장학리, 하일, 후평동 일대를 보여준다. 벌거벗은 산들이 까까머리 중학생들의 머리처럼 산들이 벌거숭이다.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 가운데 군부대가 눈에 들어온다. 십자가를 단 건물은 성문교회다. 소설가 조성기의 「리하트 하헤렙」의 소설 배경지다. 소설을 픽션처럼 쓰는 작가는 오늘의 작가상, 이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밭길을 따라 사진 속의 교회를 찾아가면 소설 주인공을 만날 듯하다. 한 여름을 맞은 소양강은 분주하다. 하천변으로 흰 모래가 언덕을 이루고 있다. 강가 주변엔 천막들이 손님맞이가 한창이다. 맑은 소양강 물에 몸을 담근 사람들이 더위사냥을 나서고 있다. 강위엔 나룻배가 사람들을 가득 태운 채 유유자적 물길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청평사와 시내를 왕래하던 매월당 김시습처럼 바쁘게 서둘를 것도 없는 한가한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강원도청 신축 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강북지역은 과거부터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다. 강원도청 강북추진위원회는 지역발전을 위해 우두 국제학교 유치 및 영어교육도시 조성, 소양8교 임기 내 착공, 북 춘천역 신설, 공병여단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강북 유치 적극 추진 등을 강원도에 건의하고 있다. 모두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사안으로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대안이 없어 아쉽다. 우리지역의 문화유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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