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 데이터센터, 특별자치도의 특별한 프로젝트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포항에서는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에 착수했다. 1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라남도 해남을 비롯해 여러 지역이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 중이다. 춘천은 소양강댐 하류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가 대체 무엇이길래 지자체들이 발벗고 나서는 걸까?

21세기는 AI의 시대다. AI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이다. AI,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고 동시에 활용된다. 데이터를 관리하고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디지털심장이다. 데이터센터는 미래산업의 핵심기지이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영동지역이 나서야 한다.

한국은 데이터센터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동북아에서 지진 걱정없이 질좋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미 알리바바 클라우드, MS와 아마존 등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도 2개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아시아에 진출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는 한국에 두는 모델이 가능해진다. 아시아의 데이터허브로 한국이 자리잡을 기회가 커지는 것이다. 아시아 주요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다면 국가안보상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렛대가 된다. 영동은 데이터센터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 첫째, 풍부한 전력이다. 동해안 발전소의 전력 총생산량은 최대 17.1GW에 달한다. 이중 잉여 전력은 약 5.7GW 이다. 원전 5~6기의 발전량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발전소들은 가동률을 40%대로 낮추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진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풍부하고 질좋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둘째, 경제성이다. 데이터센터에 가장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전기요금이다.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서버와 기기를 냉각시키는데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삼척 LNG기지에서는 -162도로 냉각한 액화가스를 상온으로 기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냉열이 발생한다. 이 냉열을 활용하면 연간 60%의 전력 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삼척LNG 기지와 연계한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면 충분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친환경 미래산업을 발굴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것이다. 캐나다의 스타트업 ‘큐스케일’은 데이터센터와 온실을 결합한 모델을 제시한다. 큐스케일의 데이터센터는 축구장 80개 크기의 인접농경지에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폐열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라즈베리 2,880톤, 토마토 8만3,200톤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과 이산화탄소를 온실에 공급해 농작물을 재배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데이터센터 옆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스마트팜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스마트팜을 유지, 운영하는 주민들이 공동지분을 가진다면 지역농가 소득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초선 의원 시절, 영동지역의 많은 가게가 여전히 LPG를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영동지방에도 도시가스를 공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도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한 끝에 삼척 LNG 생산기지가 들어섰다. 동해안 지역에서도 저렴하게 도시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LNG 생산기지와 데이터센터, 그리고 스마트팜 농업이 결합되는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영동에 만들어 낼 수 있다. 500명이 살던 농촌 헐리우드는 20세 영화산업의 메카가 되었다. 1,000명이 살던 사막의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컨벤션 도시로 탈바꿈했다. 데이터센터와 함께 할 강원의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도민들과 정치인들이 힘을 모으면 이루어 낼 수 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