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의 점∙선∙면] 만물의 생성 이치 품은 또 하나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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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임금 선정 베푸는 일 중히 여겨
궐내 도처 태극 도형 정치 사상 반영해
속초 신흥사·춘천 청평사도 문양 발견
뛰어난 조형미·품격있는 지역 문화유산

◇청평사 대웅전 계단석 태극 문양

태극 도형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양으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태극기의 중간에 있는 태극 도형은 우주 만물의 생성·소장(消長)의 이치가 숨어 있고, 조화와 상생의 원리가 함축돼 있다. 태극의 도는 하늘의 도이면서 인도(人道)의 근원이기도 하다.

조선의 임금들도 태극의 도에 따라 선정을 베푸는 일을 중하게 여겼다. 정전, 편전, 궐문, 누각을 가릴 것 없이 궐내 도처에 시문되어 있는 태극 도형은 그러한 정치사상의 반영이다. 문화유산인 태극 문양이 있는 사찰은 춘천 청평사와 속초 신흥사, 경주 감은사지, 양주 회암사지 등이다.

경주 감은사(感恩寺)는 신라 제31대 신문왕 2년(682년)에 부왕 문무왕의 뜻을 이어 창건한 사찰이다. 절터에는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삼층석탑 2기가 있다.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慶州 感恩寺址 東·西 三層石塔)은 제일 윗부분인 찰주(擦柱)의 높이까지를 합하면 13.4m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석탑 중에서 가장 큰 것입니다. 감은사터 넓은 앞뜰에 나란히 서 있는 쌍탑이다. 태극 문양은 사찰 장대석에 조각돼 있다.

양주 회암사지는 회암사는 고려시대에 창건되어 고려 말기부터 조선 중기까지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당대 최고의 장인들이 동원되어 전국 최대 규모의 가람으로 조성됐다. 계단석 부근에 선명하게 조각된 태극은 당시 최고의 장인이 솜씨를 발휘한 듯 보인다.

속초 신흥사는 심라 자장이 창건한 사찰로 설악산 자락에 들어섰다. 극락보전을 오르는 계단석에 귀면, 삼태극, 안상 등이 새겨 있다. 태극은 궁궐과 종묘, 그리고 능원의 장식에 사용되는 것으로 사찰과 왕실과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춘천 청평사는 고려 때 창건된 사찰이다. 조선 명종(1550)보우 스님이 왕명에 따라 2년 여에 걸쳐 여러 건물을 지었다. 현재는 당시 건물로는 회전문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대웅전에 오르는 계단석에 태극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당시 중창불사 때 만들어진 것으로 왕실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청평사 태극은 앞서 보았던 태극 문양보다 가장 조형미가 뛰어나고 품격이 있는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한편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 문양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복암리 고분군 주변에서 1400년 전 목제품 한 쌍에 새겨진 태극문양을 보고 했다. 태극문 목제품은 7세기 초반 것으로 추정돼 그동안 국내 최고(最古) 태극문양으로 알려진 경주 감은사지 장대석의 태극문(682년)보다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태극 문양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우리 민족과 관련이 깊은 문화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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