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역사가 되고 있는 2023년, 새 미래 또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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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조선왕조실록·의궤 고향 평창으로 돌아와
서로 격려하며 지역발전 동력 찾아 나설 때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어김없이 매년 돌아오는 예정된 일정이지만 2023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연말이면 습관처럼 들먹이는 ‘다사다난(多事多難)’과는 그야말로 ‘체급’이 다른 격동의 1년이었다. 적잖은 기대가 있었고 그만큼 안타까움도 많았던 한 해가 저문다. 2023년 6월11일 0시를 기해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2006년 제주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이며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를 포함해 세 번째 특별광역자치단체다. 그리고 40여년 숙원사업이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41년 만에 착공됐다.

이 사업은 1982년 10월 첫 계획 입안 이후 친환경 케이블카 설치를 통한 관광 활성화와 국립공원 훼손이라는 극한의 찬반 갈등을 빚어 왔다.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법정공방, 행정심판 등 수차례 무산 위기를 넘기고 행정절차를 전부 마치면서 본격적인 착공 수순에 돌입한 것은 올해의 대단한 성과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제에 의해 약탈당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올 11월 ‘환지본처’의 꿈을 이루며 고향 평창의 품에 안겼다.

또한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가 9~10월 고성 세계잼버리수련장과 속초, 인제, 양양에서 열려 14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다. 모두 강원인들이 한마음으로 일궈낸 결과물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올 5월20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며 양양공항이 유령공항으로 전락했고, 4월11일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의한 전선 단선으로 동해안에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274세대 551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우리가 힘들게 터득한 교훈과 뼈아픈 경험은 허투루 낭비되지 않았다. 고비 고비마다 강원인들의 저력이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그렇다고 이젠 새 세상이 오는 것처럼 마음을 놓아서도 안 될 일이다.

힘든 상황을 겪으며 제대로 해내지 못한 현안들이 해를 넘기면서 지역경제와 강원특별자치도의 뒷목을 틀어쥐고 있다. 총소득은 전국 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자치권과 특례를 바탕으로 한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지만 뚜렷한 ‘구체적 사업’은 아직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다시 비장한 각오로 대한민국의 주류에 설 수 있는 미래와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로부터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는다고 했다.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상생을 꿈꾸는 행복공동체, 경쟁력 있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서 올해 우리가 헤쳐 온 시련과 고통은 분명 든든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 어느 해보다 뜨겁고 치열했던 1년. 그 안에서 때론 가슴 졸이며, 때로는 가슴 벅차게 소리치고 포옹했던 강원인들과 더불어 계묘(癸卯)년을 역사 속으로 떠나보낸다. 그리고 올 한 해 열심히 살아온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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