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봉준호 "경찰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적법했나 밝혀야"…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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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있기까지 2개월여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나"
문화예술인연대회의 기자회견…영화계 종사자 2천여 명 성명서 발표

◇영화 '기생충' 등으로 배우 이선균과 호흡한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영화 '기생충' 등으로 배우 이선균과 호흡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며 이같이 요구했다.

봉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은 뒤 KBS 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됐는데, 어떤 경위로 이것이 제공됐는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배우 김의성,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이원태 감독 등이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성명서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단체 29곳도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또 "고인의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며 "그래야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영화계 종사자 2천여 명이 뜻을 모아 만들어졌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단체 29곳도 참여했다.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12월 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 사망 이후 일각에서는 그의 마약 혐의와 관련성이 적은 사생활 폭로 식 언론 보도와 경찰의 공개 소환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과 대마 혐의로 구속 기소돼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유흥업소 여실장(29) A씨의 집에서 마약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A씨 등을 공갈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이선균 변호인은 "A씨 말대로라면 국과수의 정밀감정에서도 양성이 나와야 하는데 이씨는 음성을 받았다"며 "너무 억울한 상황이어서 A씨도 함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 누구 진술이 맞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선균은 측은 그동안 언론에 노출되는 공개 소환 방식에 응했으나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선균 변호인은 "다시 경찰에 출석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앞으로는 원칙에 따라 경찰이 비공개로 소환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19시간 동안 3차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일 조사에서도 지난 2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A씨가 '처방 받은 수면제 같은 것'이라며 줘서 받았다"면서도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최소 5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선균 변호인은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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